

이변은 없었다.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디오픈에서 우승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까지 단 한 걸음을 남겨뒀다.
셰플러는 20일(현지시간) 영국 북아일랜드 포트러시의 로열 포트러시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제153회 디오픈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더블보기 1개로 3언더파 68타를 기록, 클라레 저그(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는 최종 합계 17언더파 267타를 작성하며 해리스 잉글리시(미국)를 4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전날까지 4타 앞선 단독 선두로 출발한 셰플러는 1번 홀에서 탭인 버디로 가볍게 출발했고 4번·5번 홀(이상 파4)에서도 연속 버디를 잡으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8번 홀(파4)에서 벙커 샷 실수로 더블보기를 기록하긴 했지만 바로 다음 홀에서 버디를 낚아냈다. 흔들림 없는 플레이가 끝까지 이어졌다.
후반 12번 홀(파5)에서도 버디를 추가하며 사실상 우승을 확정 지은 셰플러는 이후 남은 홀들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리더보드 최상단을 굳건히 지켰다.
셰플러는 이번 우승으로 5월 PGA 챔피언십에 이은 시즌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했다. 2022년·2024년 마스터스 우승까지 포함하면 개인 통산 메이저 4승째다. 이제 US오픈 우승만 추가하면 골프 역사상 일곱 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하게 된다.
셰플러는 이번 시즌 4승(디오픈, PGA 챔피언십, CJ컵, 메모리얼 토너먼트), 통산 17승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출전한 15개 대회 중 13개 대회에서 톱10에 들었고 이번 디오픈까지 11개 대회 연속 톱10 행진을 이어갔다. 메이저 대회 4위(마스터스), 공동 7위(US오픈), 우승 2회라는 압도적인 기록도 세웠다.
디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하고도 우승한 건 2007년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 이후 18년 만이다. 셰플러는 우승 상금 310만 달러(약 43억 원)를 받아 시즌 누적 상금 1920만 달러를 돌파했다. 3시즌 연속 상금 2000만 달러 돌파도 유력하다.

셰플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정말 힘든 한 주였다. 8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했지만 9번 홀에서 바로 만회했고, 전체적으로 내 플레이에 만족한다”며 “이 지점까지 오기 위해 평생을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2위는 후반에만 5타를 줄인 해리스 잉글리시가 차지했다. 12번 홀 이글과 16·17번 홀 연속 버디로 막판 추격에 나섰지만 선두와의 격차를 좁히진 못했다. 그는 전담 캐디의 영국 입국 불가로 인해 임시 캐디와 함께 경기를 치렀다.
지난주 제네시스 스코틀랜드 오픈 우승자 크리스 고터럽은 13번 홀까지 4타를 줄이며 추격했지만 결국 3위(12언더파 272타)에 만족해야 했다. 윈덤 클라크(미국), 매트 피츠패트릭(잉글랜드), 리하오퉁(중국)은 공동 4위(11언더파 273타), 로리 매킬로이와 디펜딩 챔피언 잰더 쇼플리는 공동 7위(10언더파 274타)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 선수 중에선 임성재가 유일하게 컷을 통과했다. 그러나 최종 라운드에서 더블보기 2개, 보기 6개를 범하며 4오버파 75타로 부진했다. 최종 합계 이븐파 284타, 공동 52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