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용 OLED·배터리·IVI 플랫폼 등 협력 확대

LG전자가 자사의 차량용 콘텐츠 플랫폼 ‘웹OS 오토모티브 콘텐츠 플랫폼(ACP)’을 기아 유럽 시장 전략 차종에 공급하며 현대차그룹과의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SDV)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기아가 유럽 시장에 선보인 소형 전기 SUV EV3를 시작으로 곧 출시될 EV4·EV5 및 신형 스포티지에도 웹OS ACP를 탑재한다. 이 플랫폼은 LG 스마트 TV 2억4000만대에 적용된 웹OS를 기반으로 자동차 환경에 맞춰 최적화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솔루션이다.
이번 협력으로 기아 유럽 고객은 차량 정차 시 넷플릭스, 디즈니+, 유튜브 등 주요 OTT 서비스를 차량 디스플레이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LG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라쿠텐TV, 냅스터, 독일 OTT 서비스 ‘조인(Joyn)’ 등 콘텐츠를 추가해 차량 내 ‘개인극장’ 경험을 강화할 계획이다. 차량 내 영상 시청은 주행 중이 아닌 정차 시에만 가능하며, 운전자의 주의 분산을 방지하는 안전 설계도 함께 적용된다.
은석현 LG전자 VS사업본부장은 “이번 협력을 통해 유럽 시장에서도 자동차가 진정한 ‘이동하는 거실’로 진화하고 있다”며 “SDV 시대에 걸맞은 차량용 콘텐츠 생태계를 지속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와 현대차·기아의 협력은 차량용 콘텐츠에 국한되지 않는다. 양사는 전기차 전환과 SDV 전략을 중심으로 △차량용 OLED 디스플레이 △전기차 배터리 및 BMS △디지털 콕핏 △IVI(차량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방위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현대차의 프리미엄 전기 세단 ‘아이오닉 6’와 제네시스 ‘GV60’ 등에 대형 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며 ‘디지털 콕핏’ 고급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에 배터리 셀을 안정 공급 중이며, 차세대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도 공동 개발하고 있다.
또한 LG전자 VS사업본부는 현대차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OTA(무선 업데이트) 기반 SDV 시대 핵심 기술을 함께 개발 중이다. 이 일환으로 최근에는 차량 내 음성 인식과 통합제어 UI(사용자 인터페이스)) 등을 강화한 차세대 플랫폼도 공동 기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용 콘텐츠와 디지털 콕핏이 차세대 자동차 산업의 핵심 UX(사용자 경험)로 부상하면서, LG전자는 하드웨어 중심의 전장 부품 기업을 넘어 소프트웨어와 콘텐츠까지 아우르는 ‘토털 SDV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기아 유럽 차종 웹OS 공급도 LG VS사업본부가 추진하는 ‘LG 알파웨어’ 전략의 일환이다. ‘알파웨어’는 차량 내 미디어, 통신, 보안, 사용자 인터페이스 전반을 포괄하는 SDV 솔루션이다. LG는 이를 통해 글로벌 자동차 고객사 대상 B2B 솔루션 사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가 ‘움직이는 스마트 디바이스’로 진화함에 따라 디지털 콘텐츠 경쟁이 가전·모바일을 넘어 차량 분야까지 확장되고 있다”며 “LG와 현대차그룹의 전방위 협업은 전장 사업의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하는 사례”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