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광주에서 열린 ‘2025년 BOK 지역경제 심포지엄’ 개회사에서 이창용 총재는 “플랫폼 경제의 영향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책지원도 성장잠재력이 큰 자영업자를 신중하게 선별해 충분히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요즘 자영업 하시는 분들이 겪는 어려움은 잘 되는 곳만 잘 되는 쏠림 현상이 심화된 데 있다”며 “자영업 내에서 성공사례가 계속 나오고, 그 과정에서 유능한 후발주자가 육성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2018년 기준 소매 자영업체 중 상위 20%의 매출은 하위 20% 대비 110배 수준이었으나, 2023년에는 230배를 넘어설 정도로 격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수도권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더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최근 지역 혁신도시를 방문했을 때 도심 내 공실 상가가 많았다”며 “지역 자영업자분들이 체감하는 고통이 크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특히 “규모가 크고 수도권에 있는 업체들은 플랫폼 변화에 빠르게 대응했지만, 전통 점포 소매업에 의존한 비수도권 영세 업체들은 경영 기반이 악화됐다”며 자영업 내 지역·규모별 양극화를 경계했다.
이에 “이미 생산성이 크게 낮아진 업체에 대한 정책 지원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정부는 정책 안전망을 촘촘히 하되, 경우에 따라 자연스러운 전업도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은행은 이달 초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온라인 플랫폼 확산이 자영업 고용과 매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지적한 바 있다. 예를 들어, 온라인 소비 비중이 1%포인트 증가하면 비수도권 자영업 고용은 인구 1만명당 평균 8.3명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음식업의 경우도 온라인 배달 비중이 10%포인트 증가하면 지역 내 자영업자 수는 인구 1만명당 평균 3.4명 감소했지만, 음식업 전체 고용은 오히려 14.1명 증가했다.
이 총재는 “정책 자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과거처럼 모든 지역과 부문에 자원을 균등하게 배분하기보다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이는 한은이 제시한 거점도시 중심 발전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 퇴직자들이 생계를 위해 자영업에 진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고, 서비스업 내 일자리의 질 저하도 자영업의 영세화와 맞물려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 총재는 “지역 간 격차, 청년 유출, 산업 기반 약화 등 구조적 문제는 국가 전체 성장세를 저해하고 있다”며 “이번 심포지엄이 지역 발전의 해법을 모색하는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