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상반기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아태) 지역의 글로벌 사모펀드(PE)·벤처캐피탈(VC) 투자가 전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분석에 따르면 아태지역(일본 제외) 상반기 PE·VC 투자액은 329억9000만 달러(한화 약 45조5560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81억 달러)보다 4배 이상 급증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거래 건수도 101건에서 117건으로 늘었다.
특히 2분기 투자액이 3배 이상 급증하며 전체 PE·VC 투자 증가를 견인했다. 2분기 투자액은 271억 달러(50건)에 달하며, 이는 상반기 거래액의 80%를 넘게 차지하는 규모다. 또한 1분기(58억9000만 달러·67건) 대비 3배 이상 늘어났다.
미국 일리노이주에 위치한 PE 엔벤처(Enventure) 창립자인 안킷 슈리바스타바는 아태 지역에서도 인도 가족 소유 기업의 사모펀드 인수 시장에 대해 기대하며 "아태 시장을 매우 낙관적으로 본다. 인도에서만 향후 5~7년 사이에 1조5000억 달러의 주인이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인도 현지 금융감독당국이 금융 정책과 금융 프로세스의 디지털화를 외국인 직접 투자에 개방하면서, 더 많은 글로벌 민간 자본이 인도에 유입될 것"이라며 "비록 인도 현지 정책을 익히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익숙해지면 인도 내 거래가 활기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마켓 인텔리전스(Market Intelligence)에 따르면 아태 지역에서 PE가 참여한 2분기 거래액은 전체 인수·합병(M&A) 거래액인 1115억1000만 달러 가운데 약 24%를 차지했으며, 이는 글로벌 긴축 시작 직전이던 2021년 3분기 이후 분기 기준 최대 기록이다.
아태지역의 상반기 거래 규모는 이미 지난해 연간 거래액 509억4000만 달러(230건)의 65%를 달성한 상황이다. 글로벌 PE기업 악셀렉스(Accelex)의 마이클 올드릿지 대표는 "아태지역 거래 활동의 일부는 세컨더리(유통) 시장의 절대적인 호황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올드릿지 대표는 "아태지역에서 활동하는 소규모 사모펀드들이 규모를 확장하고 더 많은 자본을 투입하는 가운데, 지역 유한책임사원(LP)들은 더 정교한 거래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상반기 아태지역에서 최대 사모펀드 딜은 호주 석유·천연가스 기업인 산토스 인수였다. 잠재적 인수자인 미국 투자회사인 칼라일 그룹과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인 아부다비개발지주(ADQ)는 약 238억6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어서 두 번째는 올 초 성사된 호주 최대 금융서비스그룹인 ‘인시그니아 파이낸셜’ 인수 건이다. 브룩필드캐피털파트너스와 경쟁하던 CC캐피탈자산운용은 21억5000만 달러를 제안한 끝에 인수에 성공했다. 3위에 글로벌 PE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인수한 에너지 기업 제니스가 이름을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