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자랑스러운 자산, 지역경제 기여 방안 모색"

선사시대의 생활 모습이 담긴 울산 반구천 일대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이로써 한국은 총 17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13일 문화계에 따르면 '반구천 암각화'는 전날(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47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반구천 암각화'는 선사시대부터 약 6000년 동안 이어진 한반도의 암각화 제작 전통을 보여주는 유산이다. 울산 울주군 일대의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암각화로 구성돼 있다. 신석기부터 신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대의 조형물과 기호, 문양이 혼재해 있어 한반도 고대인의 사유와 생활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반구대 암각화는 1971년 발견된 후 고래와 물개, 사냥꾼, 작살, 주술사, 거북, 호랑이 등의 정교한 도상이 300점 넘게 확인됐다. 특히 세계적으로도 드문 고래사냥 장면을 묘사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천전리 암각화는 기하학 무늬와 고대 문자, 상징문양 등이 600점 이상 남아 있어 한반도의 암각화 발달 과정을 연대기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으로 꼽힌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번 등재에 대해 "사실적이고 생생한 묘사와 독창적인 구성은 한반도 고대인의 예술성과 상상력을 잘 보여준다"며 "희소한 주제를 창의적으로 표현한 독보적인 문화유산"이라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반구천 암각화는 한국 미술의 원류이자 문자 이전 시기의 이야기를 전하는 시각의 언어로서 인류사적 가치를 지닌다.
이재명 대통령도 "오랜 세월에 걸쳐 인간과 자연이 만들어 낸 걸작이 세상에 알려진 지 50여 년이 지나 비로소 인류 전체를 위해 보호할 가치가 있는 유산으로 인정받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반구천 암각화는 얼마든지 그 가치가 확장되고 재생산될 수 있는 자랑스러운 문화 자산이자 세계적인 관광자원"이라며 "유산의 보존·관리 수준이 국제기준에 부합하도록 하고 지역경제 기여 방안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의 말처럼 이번 등재를 계기로 유산의 보존 과제가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반구천 암각화는 1965년 완공된 사연댐의 영향으로 매년 수몰되는 상황이 발생해 훼손 위험에 노출돼 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4월 수문 설치 사업 설계 용역에 착수했다. 완공 시 수몰 시간은 연간 평균 하루 0.8시간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번 세계유산 등재에는 조건도 명시됐다. 유네스코는 △수문 공사 진척 상황의 정기 보고 △반구천세계암각화센터의 효율적 운영 △지역 주민 참여형 관리 체계 마련 △향후 개발 계획의 사전 통보 등을 요구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등재 직후 "지방정부, 시민사회와 적극 협력해 반구천 암각화를 미래세대에 온전히 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등재를 통해 우리나라는 총 17개의 세계유산(문화유산 15건, 자연유산 2건)을 보유한 나라가 됐다. 아래는 한국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현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