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 분양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주택 수요자들 사이에서 '선분양가 단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분양가가 계속 오르는 흐름 속에서 이미 분양가가 확정된 단지를 통해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11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전국 분양가격지수는 220.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8포인트 오른 수치다. 분양가격지수는 2014년을 기준(100)으로 산출되며 지수가 220.9라는 것은 11년 새 아파트 분양가가 약 120% 올랐다는 의미다.
최근 1년 동안에는 특히 대도시를 중심으로 분양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수도권의 경우 올해 5월 서울 분양가격지수는 225.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5포인트 급등했다. 인천도 같은 기간 176.6에서 182.2로 5.6포인트 상승했다.
지방에서도 상승세가 감지된다. 부산의 분양가격지수는 1년 전보다 11.2포인트 오른 238.1을 기록했고, 경북 역시 같은 기간 196.3에서 214.1로 17.8포인트 올랐다. 업계는 부산 수영구·해운대구 등 도심권에서 분양이 활발해진 점이 주요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분양가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말부터 30가구 이상 민간 공동주택에 ‘제로에너지 건축물 5등급’ 이상 설계가 의무화되면서 향후 분양단지들의 공사비가 크게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제로에너지 설계가 적용되면 가구당 공사비가 300만 원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최근 분양시장에서는 신규 분양을 기다리기보다는 가격이 이미 확정된 단지를 선점하려는 수요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8월 인천 계양구에서 분양한 ‘계양 롯데캐슬 파크시티’는 총 3053가구 모두 계약을 완료했다. 업계는 “분양가가 계속 오르면서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한 ‘선분양가 단지’로 몰리고 있다”고 설명한다.
지방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 동래구에서 지난해 6월 공급된 ‘동래사적공원 대광로제비앙’은 올해 3월까지 전용 1025가구 모두가 계약을 마쳤으며, 전남 여수시에서 지난해 4월 분양한 ‘힐스테이트 죽림더프라우드’ 역시 올해 4월 계약을 완료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분양가가 빠르게 오르면서 예측 가능한 가격에 미리 공급된 단지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실수요자 중심의 분양시장에서는 '가격 확정'이라는 안정성이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