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간 동중국해서 항공기 기싸움

중국과 일본 외교 수장이 만나 양국 관계 개선에 뜻을 함께했다. 다만 회담 직후 중국 전폭기와 일본 자위대 항공기는 동중국해 상공에서 근접 비행으로 기싸움을 벌였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은 10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에서 만났다. 양측은 상호 현안을 논의하고 관계 개선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은 양국 관계의 개선 흐름을 이어가려는 움직임과 동시에, 동중국해 상공에서 벌어지고 있는 군사적 긴장 상황이 병존하고 있는 복잡한 외교 정세를 반영한다.
AP통신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이날 중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왕이 외교부장은 "최근 양국의 각급 교류와 상호작용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양국 관계가 개선되는 흐름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상황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닌 만큼 소중히 여기고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며 일본 측에 우호적인 메시지를 보냈다.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도 최근의 양국 관계 진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소통 강화와 전략적 호혜관계의 안정적 발전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문제는 있지만 의사소통을 통해 관계를 진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외교적 화해 분위기와는 달리, 군사적 긴장감은 여전히 고조된 상태다. 이날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중국의 JH-7 전투폭격기가 9~10일 잇따라 동중국 공해 상공에서 일본 항공자위대의 정보수집기(YS-11EB)에 근접 비행을 하며 위협했다. 방위성은 두 항공기 사이의 거리를 수평 약 30m, 수직 거리 약 60m까지 접근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이례적인 근접 비행"으로 분류하며 중국 공군을 비난했다.
일본 외무성은 우장하오 주일 중국대사를 초치해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언급하며 재발 방지를 강력히 요구했다. 이와 같은 긴장은 지난달에도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중국 항공모함 산둥함에서 이륙한 J-15 전투기가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P-3C)에 약 45m까지 접근하며 한 시간 이상 추적 비행을 벌였다.
중국 측은 이에 대해 자국의 군사 활동이 국제법과 국제관례에 부합한다고 주장하며, 일본 군함과 항공기가 먼저 근접 정찰을 벌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