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전문가들 “7월 금통위, 금융안정 리스크가 동결 배경”…8월 인하 예상

부동산·가계부채 안정, 8월 관세정책 불확실성 해소 여부가 인하 조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투데이DB)

채권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8월 중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10일 본지가 한은 7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나온 8개 증권사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채권전문가들은 이같이 내다보고 있었다.

앞서 이날 열린 한은 7월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금통위원 전원의 만장일치 결정이었다. 5월 25bp(1bp=0.01%포인트) 인하 이후 속도 조절에 나선 셈이다.

채권 전문가들은 수도권 집값 급등과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불균형 우려가 금리 동결의 핵심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봤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수도권 중심 부동산 과열, 가계부채 증가로 금융불균형 우려가 확대된 점이 동결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물가 흐름은 안정적이지만, 현재는 수도권 부동산과 가계부채의 과도한 확대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번 동결이 인하 사이클 종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명확히 금융안정 리스크를 언급하며 일시적 정지 버튼을 누른 것”이라고 전했다.

한은도 이날 밝힌 통화정책방향문에서 “향후 통화정책은 성장의 하방리스크 완화를 위한 금리인하 기조를 이어나가되 (중략)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시기 및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며 기존 5월과 같은 입장을 유지했다. 또한 3개월 내 인하 가능성을 묻는 한은판 포워드 가이던스에서는 금통위원 4명이 ‘인하’ 의견을 내, 5월 회의와 같은 비둘기파(통화완화)적 구도가 이어졌다.

인하시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는 모습이다. 메리츠증권·신영증권·신한투자증권·한화투자증권·DB증권·IM증권은 8월 또는 10월 중 1회 인하를 유력하게 봤고, 다올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연내 2회 인하 가능성을 제시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8월 인하 조건으로 △수도권 주간 아파트매매가격지수 상승률 0.2% 이내 △가계대출 증가액 월 5조원 이하라는 ‘정량 조건’을 제시하며, “두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10월로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경 집행 본격화와 소비심리 회복을 뒷받침할 정책 패키지로서 8월 인하 병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한은의 8월 결정이 ‘성장률 1% 회복’과 ‘부동산·가계부채 안정’이라는 두 과제를 어떻게 조율할지에 달렸다고 봤다. 또,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정부 정책 효과가 드러나는 7~8월 기간이 인하시점 관찰을 위한 기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밖에도 채권시장은 ‘조건부 인하’라는 평가 속에서 연내 기준금리 2.25% 전망을 유지하며 관망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