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등 신사업 투자도 감소⋯성장동력 찾기 안간힘

‘스테이블코인’의 잠재적인 영향력이 급속도로 커지자 카드업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업황 부진을 극복할 신성장동력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전통적 수익 기반인 결제 인프라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10일 특허청에 따르면 올해 스테이블코인 상표권 출원 수는 380건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연 10건 미만이던 출원 수는 최근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대폭 증가하는 추세다. 금융·핀테크사들은 상표권을 경쟁적으로 출원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원화, 달러 등 기존 법정화폐와 1대 1로 가치가 고정된 가상자산이다. 제도권에 들어올 경우 중개기관 없이 소비자와 가맹점 간의 직접적인 결제가 가능해진다. 카드사, 은행, 결제대행사(PG사)와 같은 기존 지급결제 인프라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다.
카드업계도 미래 준비 차원에서 대응하고 있지만 다른 업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27일 'SHCw', 'SKRW', 'KRWSH', 'SOLKRW', 'SHWON', 'SHCKRW', 'SHKRW' 등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 8건을 출원했다. 이어 KB국민카드가 이달 초 'KBCSTB'·'KBCKRW'·'STCKBC' 등 35건의 상표권을 출원한 후로 카드업계의 뚜렷한 움직임은 없다.
반면 하나은행, 신한은행 비바리퍼블리카(토스뱅크),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IBK기업은행, iM뱅크, BNK금융 등 은행권, 핀테크사들은 최근까지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을 활발하게 출원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으로 인해 새로운 결제 시장이 탄생하면 카드사 입장에선 분명히 위협이 된다"며 "이미 수수료 인하 문제 등으로 결제(신용판매)에 대한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고 그런 흐름이 업계 상표권 출원으로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내수 부진과 수수료 인하, 스테이블코인 같은 신산업의 등장으로 위기에 내몰린 카드업계는 디지털 플랫폼 구축과 데이터 신사업 투자 등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수익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순탄치 않다.
신사업 투자도 감소하고 있다. 국내 전업 8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카드)들이 데이터 판매 등에 쓰는 비용인 개발비는 올해 1분기 기준 417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582억 원) 대비 8.9%(408억 원)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데이터 사업을 고도화하는 등 디지털 전환을 통해 성장을 꾀하고 있다"면서 "카드사의 강점인 개인 회원 수를 기반으로 플랫폼화하는 방안도 앞으로 핵심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