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관세 변동성에 익숙해진 결과
젠슨 황, 9월 출시 中 전용 AI칩 들고 방중
비트코인도 사상 첫 11만2000달러 돌파

엔비디아가 세계 기업 중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4조 달러(약 5500조 원)를 돌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일으킨 관세 분쟁에도 주가는 아랑곳하지 않고 상승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8% 상승한 162.88달러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주가가 164.42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시총 4조 달러 문턱을 밟았다. 엔비디아는 주가가 163.93달러를 넘으면 종가 기준으로도 시총 4조 달러를 달성하게 된다. 미국 투자 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엔비디아의 종가 기준 시총이 3조9740억 달러로 애플이 지난해 12월 세웠던 사상 최대치 3조9150억 달러 기록을 깼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는 시총이 지난해 2월과 6월 각각 2조 달러와 3조 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이날 4조 달러라는 새 이정표를 세웠다. 3조 달러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나 애플보다 늦게 도달했지만 4조 달러는 가장 먼저 찍었다.
올들어 엔비디아 주가는 17.76% 상승했다. 이 기간 나스닥지수가 6.9%, S&P500지수가 6.73% 각각 오른 것과 비교해보면 월등히 좋은 성적이다. 특히 최근 미국의 관세 부과 위협과 미·중 무역 갈등 등 변동성을 키울 요소들이 있었는데도 투자자들은 개의치 않는 듯 엔비디아를 사들이고 있다. 레인워터에쿼티의 조지프 샤포쉬닉 설립자는 “투자자들은 관세 소식과 변동성에 익숙해졌다”며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도 트럼프 대통령이 브라질을 비롯해 8개국에 추가로 상호관세 서한을 보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엔비디아 강세에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일제히 상승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사상 최고치도 경신했다. 월가 공포 지수로 알려진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는 5% 넘게 내리며 15.94를 기록했다. 이 지수가 16을 밑돈 것은 2월 이후 처음이다.
엔비디아가 중국에서의 활동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이면서 주가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이르면 9월 중국 전용의 신형 AI 칩을 출시할 계획이며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다음 주 베이징에서 열리는 글로벌 공급망 엑스포에 참석해 중국 최고위급 지도자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FT는 “황 CEO는 미국의 여러 차례 수출 제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중국시장에 대한 엔비디아의 의지를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가 시장 낙관론을 키우면서 비트코인 가격도 사상 처음으로 11만2000달러를 돌파했다.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한때 24시간 전 대비 3.04% 상승한 11만2055달러에 거래됐다.
CNBC는 “수십억 달러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로 유입됐는데도 최근 몇 주 동안 비트코인은 좁은 등락 폭 속에서 거래되고 있었다”며 “엔비디아가 주도한 주식시장 랠리가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는 데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