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전력 수요 역대 최대 전망…정부, 예비력 8.8GW 확보로 전력수급 안정
에너지바우처·요금 감면·냉방기기 설치도 지원

정부가 이례적인 폭염에 따른 전력수요 급등에도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유지하기 위해 비상 대응체계를 가동한다. 8월 둘째 주 최대전력수요를 97.8GW(기가와트)로 예상,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예비력 8.8GW를 확보해 전력 수급 불안을 해소하고, 폭염·태풍·설비 고장 등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을 발표하고, 9월 19일까지 72일을 ‘전력수급 대책기간’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최근 이른 더위로 냉방기기 사용이 급증하면서 7월 초부터 전력 사용량이 한여름 수준까지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8일 오후 6시 기준 최대전력 수요는 95.7GW로 역대 7월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날 기록한 93.4GW를 하루 만에 넘어선 것으로, 종전 2022년 7월 7일(93.0GW)과 비교해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8월을 포함해도 역대 2위 기록이다. 역대 최대 전력수요는 지난해 8월 20일 기록한 97.1GW이다.
전력당국은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여름 최대수요는 8월 둘째 주 평일에 97.8GW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상청 분석에 따르면 7월 1~8일 평균기온은 28.2도로 2022년 같은 기간(27.1도)을 넘어 역대 최고치로 예상되며, 8월과 9월도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지속될 전망이다. 서울은 8일 37.8도를 기록하며 지난해 최고기온(36.4도)을 일찌감치 경신했다.

산업부의 이번 대책에는 정비 일정 최적화를 통해 전년보다 1.2GW 증가한 106.6GW의 전력공급능력을 확보하고, 설비고장 또는 폭염이 겹칠 경우를 대비해 총 8.7GW의 추가 예비자원도 별도 마련했다. 석탄발전 출력 상향, 신뢰성 수요감축(DR), 전압 하향조정, 긴급 수요조정 등이 단계별로 준비돼 있다.
아울러 전력당국은 핵심 설비에 대한 전수 점검과 노후 선로 교체, 산사태 취약 철탑 보강, 배수시설 보수 등 사전 예방 조치를 완료했으며, 10일에는 전력 유관기관과 합동 모의훈련도 진행했다.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책도 강화했다.
산업부는 7월 1일부터 최대 70만1300원의 에너지바우처를 일괄 지급했고, 전기요금 감면 한도도 월 최대 2만 원까지 확대했다. 여름철 한시적으로 누진제 구간도 완화해 냉방기 사용 부담을 낮췄다. 사용률 제고를 위해 문자, 카카오톡, 집배원 방문 안내 등도 병행 중이다.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무상 냉방기기 설치, 고효율 가전 구매 지원, 소상공인 전기요금 분할납부 제도 등도 시행 중이다.
또한, 7~8월에 전기요금 누진제 구간을 △1구간 0~200kWh → 0~300kWh △2구간 200~400kWh → 300~450kWh로 완화해 냉방 사용에 따른 전기요금 부담을 전체적으로 줄이고 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아직까지는 예비력이 충분해 예상보다 높은 기온에도 불구하고 전력수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폭염, 태풍, 대규모 설비 고장 등 어떠한 위기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미리 준비한 대응 수단을 적시에 가동해 국민의 전력 사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