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 수습 '현재진행형'…위약금 면제 발표 이후 4만명 이탈
KT·LG U+ 멤버십 혜택 강화하며 고객 쟁탈…과열 경쟁 양상

SK텔레콤이 전격적인 위약금 면제 결정 이후에도 관련 서비스를 다듬으며 해킹 사태 수습에 집중하고 있다. 그 사이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는 마케팅을 강화하며 고객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9일 불가피한 사유로 정해진 기간 내 해지하지 못한 고객이 추후에 별도 증빙을 제출하면 위약금을 면제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체류, 군 복무, 장기 입원 등의 이유로 이달 14일까지 해지하지 못한 고객은 별도로 위약금을 면제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민이나 실종, 사망 등의 사유는 상시 위약금이 면제된다.
SKT는 앞서 4일 침해사고 발생 전(4월 18일 24시 기준) 약정 고객 중 침해사고 이후 해지한 고객 및 14일까지 해지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위약금을 면제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8월 통신 요금 50% 할인 및 매월 데이터 50GB 추가 제공하는 '고객 감사 패키지' 등도 마련해 고객 달래기에 나섰다. 고객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고객마다 환급받을 금액이 얼마일지 확인하며 떠날지 말지를 고민하는 상황이다. 내가 받을 수 있는 위약금 조회 서비스는 지난 5일 시작됐다.
일각에서는 침해 사고 이후 기기를 변경하거나 재약정한 고객도 위약금 면제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14년간 SKT를 써온 직장인 A 씨는 "기기를 바꿔야 해서 해킹 사고 이후에 기기를 바꿨다"면서 "SKT에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해서 통신사를 유지했는데, 기기 변경했다고 위약금 면제 대상에서 빠진 게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분분한 고객 의견 속에 고객 이탈은 계속되고 있다. 통신 업계에 따르면 SKT가 위약금 면제를 발표한 후 나흘간 4만 명 이상이 고객이 SKT에서 다른 통신사로 번호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KT와 LG유플러스는 이러한 흐름을 놓치지 않고,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며 신규 고객 모시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KT는 4월부터 진행한 기존 신규 고객 대상 ’웰컴 이벤트’ 혜택을 강화하고, 기존 고객 대상 제휴 서비스를 확대한다고 이날 알렸다. 쇼핑 할인 쿠폰 및 세탁 무료 이용권, 전 고객 커피 50% 할인·도넛 무료 등을 다양한 혜택을 준비했다. KT 서비스 Product 본부장 김영걸 상무는 “기존 고객을 위한 상시 혜택을 늘리는 것은 물론, 신규 고객도 만족할 수 있도록 전방위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LG U+는 이달 '유플투쁠' 멤버십 제휴사를 44곳으로 늘렸다. LG U+측은 통신사 프로모션형 멤버십 혜택 중 최다 혜택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LG유플러스는 연일 보안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1호 프로파일러로 알려진 권일용 교수를 ‘보안 앰배서더’로 선정한 데 이어 8일 정보보호백서를 발간했다. 또 전국 매장을 'U+보안전문매장'으로 전환하고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스미싱·피싱 상담과 악성 앱 탐지, 휴대폰 결제 차단 서비스 등을 제공 중이다.
일부 판매점을 중심으로 통신사 간 보조금 경쟁도 이어지고 있다. 성지점을 중심으로 100만 원이 넘는 보조금 지원과 '공짜폰' 영업이 포착되고 있는 가운데, 해킹 사태를 이용해 고객 불안감을 조성하는 '도 넘은' 마케팅까지 이뤄졌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에는 7일 통신3사 마케팅 담당 임원을 소집해 실태 점검에 나섰다. 하지만 22일 단통법 폐지를 앞둔 상황에서 이날 갤럭시Z플립7·폴드7까지 공개되면서 통신사간 과열 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