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채권시장은 그 이후를 바라보고 있다. 금리를 묶어두더라도 금통위가 어떤 힌트를 던지느냐에 따라 단기물부터 장기물까지 시장금리 곡선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9일 채권시장에서는 이런 관망 분위기가 짙게 드러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30분 현재 국고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보다 0.9bp 하락한 2.468%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0.2bp 떨어진 2.845%를 기록 중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물가 안정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보다 전면에 내세운다면 시장은 이를 ‘비둘기파(통화완화)적 전환’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크다. 일부 금통위원이 인하 소수의견을 내거나, 한국판 포워드가이던스인 3개월내 금리전망에서 기존과 같은 입장만 내더라도 이같은 분위기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원 4명은 앞선 5월 금통위에서 현재의 2.50%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이 경우 채권시장은 단기물 중심의 금리 하락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국고채 3년물은 2.40%대 초중반, 국고채 10년물은 2.80%선 아래까지 내려가며 채권 전반의 강세가 예상된다.
한은이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인하에 대한 명확한 시그널 없이 ‘현 수준에서 당분간 유지’ 입장을 강조할 경우, 시장은 현재의 금리 수준을 재확인하는 정도의 반응에 그칠 수 있다. 이 경우 채권금리는 제한된 범위 내에서 횡보할 가능성이 크다. 3년물은 2.45~2.50%, 10년물은 2.80~2.85% 수준의 좁은 박스권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따른 물량부담까지 겹쳐 단기물보다는 장기물에서 매수세가 소극적일 수밖에 없겠다.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는 동결하되 긍정적 경기판단과 함께 물가 경로에 대한 경계감을 강조할 경우, 시장은 이를 매파(통화긴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다. 특히 정부의 2차 추경에 따른 경기개선 기대감과, 최근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불확실을 강조할 경우, 단장기물 금리의 추가 상승이 불가피하다. 3년물은 2.50%선 돌파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며, 10년물도 2.90%선 이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장단기 금리차(스프레드)가 확대되며, 커브 스티프닝이 나타날 수도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