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넘어 세계로⋯해외 비중 40% 목표
세종 3공장 본격 가동으로 수익성 개선 속도

K뷰티와 K-건강기능식품(건기식)의 대표 주자 콜마그룹이 최근 시끄럽다. 남매 경영을 두고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그동안 언론에 거의 노출되지 않은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의 경영자적 면모에 관심이 모인다. 콜마그룹 창업주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의 딸인 윤 대표는 2001년부터 콜마그룹에 입사, 탄탄한 실무 경력을 보유한 경영인임에도 오빠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에 가려 경영자로서 면모를 인정받지 못한 게 사실이다.
윤 대표가 이끌고 있는 콜마비앤에이치는 국내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제조자개발생산(ODM) 1위 기업으로, K-건기식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연구개발(R&D) 확대, 생산기지 확충, 수출 강화 등 공격적인 글로벌 전략을 펼친다. 단독대표 체제 전환 이후 최대 매출을 달성하면서 업계에서도 관심이 크다. 윤 대표는 8일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최근 경영 분쟁으로 시끄럽지만, 곧 경영 안정을 되찾아 성장을 멈추지 않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은 차분히 ‘준비된 경영자’라는 점도 강하게 피력했다.
다음은 윤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그동안 언론에서 크게 조명되지 않았는데, 재직 중 경영학 박사 수료 등 이력만 봐도 바쁘게 달려온 것 같다.
“중국, 미국, 유럽 등 해외 전시에 참여하고, 거래처 영업과 매주 공장 방문 등 실무를 챙기며 대외 활동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특히 지난해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한 이후 계절의 변화를 느낄 새 없이 바쁘게 지냈다. 오너 경영인이자 단독 대표로서 신속한 의사결정과 책임 경영을 통해 회사의 중장기적 성장 동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콜마그룹에서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아왔다고 들었다.
“충분한 현장 경험을 쌓은 후에야 비로소 경영을 할 수 있다는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의 경영철학을 따라왔다. 한국콜마에서 화장품 트렌드 분석과 시장 분석 업무를 맡았다. 에치앤지(콜마비앤에이치 자회사)에서는 화장품 유통과 고객사 발굴 능력을 키웠다. 콜마비앤에이치로 옮긴 후 기획관리 총괄부사장을 거쳐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지난해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해 2년 차를 맞았다.”
-최근 건기식 시장이 둔화했지만, 콜마비앤에이치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비결이 궁금하다.
“원가 경쟁력을 갖추고자 설립된 세종 3공장이 지난해 상반기부터 가동을 시작하며 점차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 대형 고객사는 물론 글로벌 대형 브랜드사와의 협력 기반을 확장하고 글로벌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매출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독보적인 기술력, 최고 수준의 ODM 솔루션, 엄격한 제조 품질 관리 시스템, 차별화된 원료와 제품군이라는 구조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런 강점이 건기식 시장의 역성장 속에서도 지속 성장을 견인할 수 있었던 주요 요인이라고 본다.”
-콜마비앤에이치는 국내 건기식 ODM 1위 기업인 만큼 해외에서도 활약하는 K-건기식 대표주자다. 향후 해외 사업 전략의 핵심 방향과 차별화 요소에 대해 말해달라.
“각국의 소비자 특성과 트렌드에 맞춘 제품개발이 마케팅 전략의 성공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판단된다. 해외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기획팀과 글로벌제품개발팀을 신설했다. 두 팀은 긴밀히 협력해 해외 트렌드를 면밀히 파악하고 이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양한 국제 건기식 박람회에 참여해 우리 회사의 혁신적인 제형과 포장 기술을 적극적으로 알리며 여러 글로벌 브랜드사와의 협력도 강화했다. 이런 사업전략을 기반으로 지난해 매출의 35% 수준이었던 해외매출 비중을 40% 이상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외형은 커졌는데, 영업이익은 줄어든 부분이 아쉬울 것 같다.
“세종 3공장에 대한 선제적인 설비 투자가 가장 큰 요인이다. 3년간 약 800억 원을 투자했다. 고정비 부담이 단기적으로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생산 능력 확대와 품질 혁신을 위한 불가피한 전략적 결정이었다.
세종 3공장은 스마트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최신 설비로 구성돼 있으며, 글로벌 브랜드사의 긴급 대응 요구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올해 가동이 본격화되면서 영업이익률 역시 개선되고 있다. 세종 3공장 투자와 성과 창출은 회사의 체질을 바꾸는 중요한 분기점이라 할 수 있다.”
-세종 3공장은 다른 공장과 비교해 어떤 특장점이 있나.
“생산 공정 전반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을 도입해 최적화된 공정 운용을 통해 품질 안정성과 생산성을 극대화했다. 액상 중심이던 기존 세종 1·2공장과 달리 분말·정제(고형제) 전용 설비와 자동 포장 라인을 구축한 것이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이다. 세종 3공장을 아시아 건기식 허브로 키워 중국, 유럽 등 글로벌 ODM·OEM 수요에 빠르고 안정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세종 3공장에 신경쓰기도 바쁠텐데, 최근 남매 경영 문제로 콜마그룹 전체가 시끄럽다.
“글로벌 건기식 ODM 1위 기업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시점에 유감스러운 상황이 발생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현재 관련 사안은 법적소송이 진행 중이며, 객관적인 사실관계에 입각해 법원의 현명한 판단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치이의 실적 부진을 주장하고 있는데?
“콜마홀딩스에서 주장하는 지난 5년간 경영 악화나 실적 부진에 대한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코로나19 이후 건기식 시장 상황이 전반적으로 침체한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매출 성장을 이뤄왔다. 지난해는 연결 기준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썼다. 첫 단독대표가 된 해에 이뤄진 실적으로, 실적 부진을 이유로 퇴사를 종용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윤 대표의) 독단적 의사 결정으로 콜마비앤에이치의 미래 전략이 없다는 주장도 나오는데?
“콜마홀딩스는 지난 5년간 콜마비앤에이치로부터 정기적으로 대면 경영 보고를 상세히 받아왔고, 구체적인 지침을 하달하는 등 당사의 경영에 깊이 관여해왔다. 콜마비앤에이치는 미래 신성장을 위해 수많은 영업 확장 및 투자 건을 검토해 콜마홀딩스에 보고했지만, 홀딩스는 모든 도전과 노력들을 원천 봉쇄해왔다. 이런 방해에도 당사는 최근 수년간 원료 포트폴리오 혁신, 연구개발(R&D) 인프라 강화, 생산·영업·SCM의 전반적 효율화 등을 추진하며 꾸준히 전사적 체질 개선에 집중해왔다.”
-아버지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남매 갈등에서 윤 대표 편에 서 있다. 경영자로서 아버지이게 어떤 영향을 받았나.
“아버지이자 콜마그룹 창업주인 윤동한 회장님은 기업가 정신과 경영철학의 살아있는 본보기다. 어린 시절부터 회사를 일구어 가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자연스럽게 경영에 대한 관심과 책임감을 갖게 됐다.
회장님은 언제나 ‘성실한 삶’의 가치를 강조하셨고, ‘역지사지’의 태도와 오만함을 경계하는 자세, 그리고 창의성과 솔선수범의 중요성을 늘 말씀해 주셨다. 아버지를 통해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균형 감각과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유연함이야말로 경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임을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배우며 자라왔다.”
-윤동한 회장의 경영철학 ‘우보천리’, 윤여원 대표는 특히 어떤 의미인가?
“콜마그룹 창업주인 윤동한 회장의 경영철학인 ‘우보천리’는 그룹사 공동 좌우명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도 항상 마음 깊이 새기려 한다. 창업주의 경영철학 안에서 핵심을 놓치지 않고 성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실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속적인 품질 개선을 위해 매년 많은 비용을 R&D에 투자하는 이유다.
콜마비앤에이치가 올해 21주년이다. 사람으로 치면 이제 막 성인이 된 시기이니, 몸집은 어른이지만 아직 성숙하지 않은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소 걸음으로 천 리를 간다’는 우보천리는, 100년 기업을 향한 무너지지 않을 기술 경영의 토대를 한 걸음 한 걸음 우직하게 쌓겠다는 회장님의 경영철학이 녹아 있다. 그 토대 위에 ‘좋은 사람이 오래 머무는 기업’이 만들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단기적인 성과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중심의 ‘유기농 경영’을 바탕으로 인재들과 함께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고,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겠다.”
-콜마비앤에이치 대표로서 목표와 비전에 대해 말해달라.
“콜마비앤에이치는 타협할 수 없는 품질과 끊임 없는 혁신으로, 글로벌 건기식 ODM 1위를 달성하겠다. 국산 천연물 기반의 원료 경쟁력, 세종3공장의 글로벌 생산 허브화, 그리고 세계 각지의 고객 니즈에 맞춘 맞춤형 제품 전략을 통해, 독보적인 기술력과 품질로 세계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

프로필.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1999년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2001년 한국콜마 입사
▲2003년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마케팅&국제경영학 MBA
▲2009년 에치앤지 대표이사
▲2012년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마케팅 전공 박사 수료
▲2016년 한국콜마 전무이사
▲2018년 콜마비앤에이치 기획관리 총괄부사장
▲2020년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이사 사장
▲2021년 한국무역협회 이사
▲2024년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부회장
▲2025년 코스닥협회 이사
▲2025년 한국수입협회 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