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韓잠재성장률 올해 사상 처음 1%대로 하락"

입력 2025-07-07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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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추정치 2.0%→1.9% 하향…작년 2.2%서 0.3%p↓ 전망

(이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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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올해 사상 처음 2%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해외 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노동·자본 등 생산요소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가동해도 인플레이션 등 경기 과열을 감수하지 않는 한 경제 성장률이 2%에도 이를 수 없다는 뜻이다. 저출산, 고령과, 혁신부족 등 구조적 문제들이 겹친 탓으로 분석된다.

경제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고 성숙한 미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가 넘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 너무 빨리 식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경제대국 미국보다 낮은 잠재성장률…韓, 14년간 내리막

7일 한국은행이 국회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의원에게 제출한 '한국 포함 주요국 연도별 국내총생산(GDP)갭 현황' 자료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는 지난달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잠재성장률을 1.9%로 추정했다.

이는 작년 12월 분석 당시 2.0%보다 0.1%p떨어진 수치다.

2001년 이후 OECD의 한국 잠재성장률 추정치가 2% 밑으로 떨어진 경우는 처음이다.

잠재성장률은 잠재GDP증가율로, 잠재GDP는 한 나라의 노동, 자본, 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동원하면서도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 수준이다.

OECD 보고서에서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11년 3.8%를 기록한 이후 14년 동안 하락를 거듭했다. 특히 2022~2024년 3년간 2.2% 수준을 유지하다 올해 0.3%p급락했다.

주요 7개국이라 불리는 G7의 올해 잠재성장률은 미국 2.1%, 캐나다 1.7%, 이탈리아 1.3%, 영국 1.2%, 프랑스 1.0%, 독일 0.5%, 일본 0.2% 등 순이었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세계 1위 경제 대국 미국에 2021년 처음 뒤처진 이후 5년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 한국은 곧 다른 G7국가들에도 잠재성장률의 역전을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 2021년과 비교해 캐나다와 이탈리아, 영국은 오히려 잠재성장률 반등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 한은 총재 "한국 잠재성장률 2% 꽤 밑돌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일 유럽중안은행 ECB포럼 정책토론 과정에서 "10년 전만해도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약 3%였지만, 지금은 2%를 꽤 밑돌고 있다"고 말했다.

잠재성장률 3% 당시와 같은 성장세를 목표로 경기 부양에 나설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만 한국은행 내부에서도 이미 잠재성장률이 2%를 하회한다는 분석을 마친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작년 12월 발표한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과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시 분석한 결과 2024~2026년 잠재성장률이 2% 수준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2000년 초반 5% 안팎에 달한뒤 2010년대 연평균 3% 초중반, 2016년~2020년 2% 중반으로 주저앉았다.

■ IMF "3년간 한국 실질 GDP, 잠재GDP 못 미칠 것"

특히, 실질 GDP가 수 년째 저조한 잠재GDP에도 못 미치는 것 역시 문제다.

국제 통화기금 IMF가 지난 4월 공개한 보고서에서 한국의 GDP갭률은 2025년 -1.1%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2023년 -0.4%이후 2024년 -0.3%를 거쳐 3년간 마이너스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격차가 더 커질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이다.

GDP갭률은 잠재GDP와 비교해 현시점의 실질GDP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실질GDP에서 잠재GDP를 뺀 격차를 잠재GDP로 나눈 백분율 값이다.

GDP갭률이 음수면 해당 기간 실질GDP가 잠재GDP를 밑돈다는 뜻으로 생산 설비나 노동력 등 생산요소가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로 해석할 수 있다.

■ "구조개혁 통한 생산·효율성↑…고령층 노동력 활용 필요"

OECD의 잠재성장률 하향 조정은 인구 감소, 생산성 하락 등 장기·구조적 요인뿐 아니라 최근 한국 경제 상황에 관한 부정적 시각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조영무 NH금융연구소장은 "잠재성장률 추계 방식이 기관마다 다르지만, 일반적 방법론을 고려하면 최근 한국 경제 부진이 반영된 데이터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지표를 바탕으로 전망치가 다 바뀌는데, 결국 한국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더 좋지 않다고 본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대책과 관련해서는 "잠재성장률 하락은 인구 감소 문제에 더해 총요소생산성, 경제의 효율성, 산업의 대외 경쟁력 등이 나빠졌기 때문"이라며 "구조 개혁으로 생산·효율성을 끌어올릴 방법을 찾아야 하고, 인구 감소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고령층의 대규모 퇴직을 방치하지 말고 이들의 노동력을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그만큼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2% 미만의 잠재성장률을 현실로 받아들이면 경기 부양 강도도 그렇게 클 필요가 없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잠재성장률을 고려하지 않고 인위적 경기 부양을 통해 무조건 높은 성장률만 추구할 경우, 성장세가 유지될 수도 없을뿐 아니라 물가 상승, 자산 버블(거품)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 역시 지난달 10일 '우리 경제의 빠른 기초체력 저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최근 30년간(1994∼2024년) 6%p나 떨어져 다른 나라와 비교해 하락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기업 투자환경 개선이나 혁신기업 육성을 통한 생산성 향상, 출산율 제고, 외국인력 활용 등을 통해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 잠재성장률 하락세를 완화하거나 전환할 수 있다"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과감한 구조개혁으로 기초체력을 다시 다져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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