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축전지·디젤엔진→리튬이온배터리로⋯장수명·고효율
글로벌 배터리 기업도 UPS 배터리 시장 진입 본격화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는 단 1초도 전력이 끊기면 안 된다. 전력 공급이 불안정해도 서버가 꺼지지 않도록 하는 장치가 바로 무정전 전원장치, 이른바 'UPS(Uninterruptible Power Supply)'다.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도 UPS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5일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UPS 시장 규모는 지난해 40억4000만 달러(약 5조6000억 원)에서 2030년 62억7000만 달러(약 8조7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UPS는 정전 등으로 갑작스럽게 전력 공급이 끊겼을 때 전력망(그리드)이나 발전기가 복구되기 전까지 필요한 전력을 공급해주는 장치다. 이러한 특성으로 데이터센터 외에도 반도체 공장, 병원,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력 흐름이 멈추지 않아야 하는 모든 곳에 활용된다.
과거 UPS는 납축전지나 디젤 엔진이 주요 전력원으로 쓰였다. 그러나 납축전지는 황산이나 납 등 환경 유해 물질이 사용되고, 디젤 엔진도 대기오염을 유발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한 것이 리튬이온배터리 기반 UPS다. 리튬이온배터리는 납축전지 대비 약 두 배 이상 긴 수명을 가진다. 납축전지 UPS의 경우 7년 주기로 교체가 필요한 반면, 리튬이온배터리는 15년 이상 사용이 가능하다.
공간 효율성도 높다. 리튬이온배터리는 같은 공간에서 두 배 이상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으며, 출력도 세 배 이상 높다. 같은 용량이라도 더 많은 기기를 가동할 수 있는 셈이다.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적용도 용이하다. BMS는 배터리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이상을 감지하는 시스템으로, 사람이 직접 점검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어 UPS 운영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국내외 배터리 기업들도 UPS용 배터리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UPS용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와 고출력 성능을 기반으로 백업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또한 UPS 배터리 시스템에 전원공급장치를 통합, 외부 전원 없이도 독립적으로 작동이 가능하게 했다.
삼성SDI는 독자 개발한 고출력 UPS용 배터리 'U8A1'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U8A1은 기존 제품 대비 랙(Rack) 당 출력을 40% 이상 향상시킴으로써 설치 면적을 33%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중국 CATL과 BYD 역시 안전성이 뛰어난 리튬인산철(LFP) 기반 UPS 배터리 제품을 기반으로 글로벌 데이터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손실은 밀리초 단위여도 막대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AI 데이터센터 시장이 커질수록 UPS의 중요성, 수요도 함께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