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막으로 메시지 던진 전재수… '해수부 부산 시대' 앞세워 시장 도전 수면 위로

입력 2026-01-2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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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구에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현수막이 게첩되어있다.  (서영인 기자 hihiro@)
▲부산 중구에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현수막이 게첩되어있다. (서영인 기자 hihiro@)

'해수부 부산 이전'을 상징하는 정치인으로 포지셔닝 된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중심으로, 부산 정치권과 해양·수산업계의 기류가 빠르게 결집하고 있다. HMM을 비롯한 해운기업 본점 이전 구상에 더해 수산업계의 한국수산진흥공사 설치, 수협은행 본점 이전까지 아젠다가 확장되면서, 전 전 장관이 ‘해양특별시 부산’을 기치로 부산시장 도전에 사실상 착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관측은 23일 부산 전역에서 현실로 확인됐다. 전 전 장관은 이날 주요 도로와 교차로 곳곳에 ‘해수부 부산 시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일제히 내걸었다. 특정 지역구가 아닌 부산 전역을 대상으로 한 동시 게시라는 점에서, 정치권에서는 이를 단순한 정책 홍보가 아닌 사실상의 선거 레이스 돌입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부산 정치권 관계자는 “출마 선언은 아직이지만, 행동은 이미 시작됐다”며 “해수부 부산 이전을 자신의 정치적 브랜드이자 선거 아젠다로 공식화한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현수막에는 ‘국회의원 전재수’라는 직함과 함께 얼굴을 전면에 배치해, 개인 정치의 전면화를 분명히 했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여권 안팎에서는 전 전 장관을 두고 “해수부 부산 이전을 실질적으로 설계하고 밀어붙였던 인물, 북극항로 구상의 설계자”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중앙부처 경험과 부산 정치 지형에 대한 이해를 동시에 갖춘 드문 사례라는 것이다. 실제로 대통령이 직접 “전재수 장관이 일을 잘했다”고 공개 언급한 점은 여권 내부에서 그의 행정 성과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으로 회자된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전 전 장관을 ‘해수부 부산 시대의 아이콘’으로 규정하며, 부산시장 선거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장 명확한 상징 자산으로 보고 있다. 이념이나 정권 심판 프레임이 아닌, 산업과 행정 이전이라는 실체적 의제로 부산 민심을 흔들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HMM을 비롯한 해운기업 본점 이전 구상은 단순한 기업 유치 차원을 넘어선다. 해운·항만·물류·금융을 하나의 생태계로 묶는 ‘해양수도 부산’ 전략의 핵심 축이라는 점에서다. 여권 관계자는 “해수부 이전이 행정의 뼈대를 옮기는 작업이라면, HMM 이전은 산업의 혈관을 이동시키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수산업계의 요구도 정치 의제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 사업을 계기로 수산 정책을 전담할 ‘수산진흥공사’ 설치와 수협은행 본점 부산 이전이 본격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수산업을 1차 산업에 묶어두지 않고 금융·유통·가공·수출을 아우르는 전략 산업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다.

부산공동어시장 정연송 사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수산 정책이 여전히 부처 내 한 과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어업·유통·가공·수출을 종합적으로 기획하고 집행할 전담 기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산진흥공사는 단순한 조직 신설이 아니라, 수산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격상시키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수협은행 본점 이전 역시 같은 맥락이다. 해운금융과 수산금융을 부산에 집적해 해양금융 허브를 완성해야 한다는 논리다. 정치권에서는 “해운은 서울, 수산은 지방으로 흩어 놓은 구조로는 해양도시 전략이 완성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전 전 장관은 ‘행정 이전–산업 이전–금융 이전’을 하나의 서사로 묶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정치 자산으로 평가된다. 민주당 부산권 관계자는 “부산에서 처음으로 민주당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는 구호가 있다면, 그건 이념이 아니라 해양수산”이라며 “전재수는 그 서사의 얼굴이 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물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수도권의 반발, 공공기관 신설과 대기업 이전의 실현 가능성, ‘부산만을 위한 정치’라는 프레임을 어떻게 넘을지가 관건이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제 부산은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판을 흔들 의제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점차 힘을 얻고 있다.

해수부 부산 이전으로 시작된 구상이 해운기업과 수산 정책, 금융 인프라로 확장되고 있다. 그리고 그 구상의 중심에 선 전재수 전 장관은 이제 현수막을 통해 메시지를 던졌다. ‘해양특별시 부산’이 구호에 그칠지, 아니면 실제 선거 판을 흔드는 설계도가 될지는 이제 부산 유권자의 선택으로 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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