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건설사들이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바라카 원전 등 최신 수주 실적, 경쟁력 있는 단가 등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4일 삼성증권의 ‘국내 건설사들이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 등은 최신 원전 건설 실적, 저렴한 MW당 단가 등에서 글로벌 경쟁사 대비 우위를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고서는 한국 건설사들이 지난해 준공이 완료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이라는 가장 최신 트랙레코드를 보유, 최신 건설 기술과 인력, 장비 등 주요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경쟁력이 높다고 분석한다. 가격 경쟁력과 관련해서는 바라카 원전(75억 원/MW)과 국내 신한울(45억 원/MW), 신고리원전(44억 원/MW)의 MW당 비용이 타 국가 원전 프로젝트 대비 저렴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국내 건설사 중 현대건설은 국내 20기, UAE 4기 등 총 24기의 한국형 원전 최다 시공 실적을 보유했다.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유일하게 미국 원전 해체 시장에도 진출한 바 있다. 2022년 현대건설은 원전해체 분야에서 선두적인 미국 홀텍(Holtec)사와 인디안포인트(IPEC) 1~3호기 원전해체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건설은 최근 고리 1호기 해체가 최종 승인된 것과 관련해 해체 사업 수주전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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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은 1990년대부터 30건 이상의 원전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이 있다. 지난달에는 체코 정부가 한수원과 약 25조 원 규모로 체결한 두코바니 원전 건설 시공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우건설은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요르단에 연구용 원자로를 수출, 원자력 설계·조달·시공(EPC) 역량도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우건설 또한 고리 1호기 해체 공사 참여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DL이앤씨는 최근 소형모듈원전(SMR)을 차세대 먹거리로 보고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DL이앤씨는 2023년 SMR 개발사인 미국 엑스에너지(X-Energy)와 글로벌 SMR 플랜트 개발 관련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엑스에너지는 2029년 상용화를 목표로 차세대 SMR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엑스에너지의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수록 DL이앤씨가 EPC 등에서 사업 기회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에는 노르웨이 원전기업 노르스크원자력과 MOU를 맺고 공동개발을 본격화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원전시장은 단기에는 대형원전이, 앞으로는 SMR가 성장을 이끌 것으로 내다본다. 국제원자력기구(IEA)가 각국 정부가 발표한 에너지 정책을 기반으로 분석한 시나리오(APS)에 따르면 글로벌 대형원전은 2030년까지 129GW, 2031~2040년까지 242GW, 2041~2050년까지 143GW가 신규 설치될 전망이다.
글로벌 SMR은 2050년 세계적으로 800기가량 설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10년 후인 2035년부터 설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전 해체 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현재 영구 정지 상태지만 아직 해체되지 않은 원전은 189기에 달하며, 지어진 지 30년 이상인 원전은 282기다. 대형 원전 설계 수명은 약 40~60년 수준이며 기당 해체 비용이 1조 원가량 필요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향후 500조 원의 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