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출시 주기 여전히 7년 안팎에 머물러

일본 닛산자동차의 상반기 내수판매가 32년 만의 최저치로 추락했다. 경영난 타개를 위한 긴축재정과 구조조정ㆍ생산계획 축소 등을 단행 중이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자동차판매협회연합회 통계를 바탕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닛산의 상반기 내수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넘게 줄어든 22만495대에 머물렀으며 이는 상반기 기준 1993년 이후 최저치라고 보도했다.
올 상반기 일본의 10개 완성차 기업 내수판매(경차 포함)는 총 234만5459대로 전년 동기보다 10.2% 증가했다. 1위 도요타는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3.2% 증가했고 4, 5위에 이름을 올린 스즈키와 마쓰다는 기저 효과에 힘입어 각각 14.6%와 29.5% 늘었다. 반면 2, 3위를 지켜온 혼다와 닛산은 각각 4.5%와 10.3% 감소했다. 특히 닛산은 상반기 기준으로 2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닛산의 최근 3개월 내수 판매는 지속해서 하락 중이다. 4월 실적은 전년 대비 -19.1%, 5월 판매도 작년보다 12.2% 감소한 데 이어 지난달 내수판매도 10% 넘게 감소한 셈이다.
일본 자동차 전문지 카그래픽은 닛산 부진 배경으로 △모델 경쟁력 약화 △경차 시장에서의 약세 △해외판매 중심 제품전략 △브랜드 이미지 약화 등을 꼽았다.
경쟁이 심화하면서 전 세계 자동차업체들의 신차 출시 주기는 평균 5년 안팎으로 단축됐다. 반면 닛산은 여전히 7년 주기를 고집하고 있다. 일본 전체 판매의 30% 이상인 경차 시장을 외면한 것도 내수부진으로 이어졌다. 미쓰비시와 경차 공동개발을 진행해 왔으나 주도권을 잃은 지 오래다. 아울러 극단적으로 중국과 북미시장에 집중하면서 자국 시장을 외면해 역풍을 맞았다.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도 차질을 빚고 있다. 프랑스 르노와의 연계가 사실상 끝난 것은 물론 혼다와의 합병도 진행 과정에서 무산됐다. 르노는 닛산의 경영 부진과 주가 침체를 이유로 자사가 보유한 닛산 주식을 회계상의 지분법 적용대상에서 제외해 금융자산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닛산 주가는 1년간 38% 하락해 이에 따른 95억 유로(약 15조 원)의 장부상 손실도 계상했다. 닛산을 더는 자사의 파트너로 보지 않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