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저조' 울산 동구점도 분점으로 재편해 운영 중⋯통합 관리 체계 차원
신세계면세점 부산ㆍ현대면세점 동대문도 폐점⋯명품 브랜드들도 철수

국내 백화점과 면세점들이 지점 통폐합과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있다.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경영과 투자전략에서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유통기업들은 실적이 저조한 매장 문을 닫거나 몸집을 줄이는 방식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한편 신규 매장에 대해서는 더 과감한 투자로 집객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구로구 신도림동에 있는 현대백화점 신도림 디큐브시티점이 전날 영업을 종료했다. 2011년 문을 연 이후 2015년 리뉴얼을 거쳐 재개장 했다. 일평균 13만 명이 오가는 신도림역과 연결된 입지에 위치해 유동인구 기대감이 컸지만 14년 만에 결국 영업을 종료했다.
그동안 여의도 더현대 서울과 목동 현대백화점 등과 상권이 겹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신도림 디큐브시티점의 경우 여의도 더현대서울과 위치가 인접해 만큼 해당 상권 소비자 수요를 고려해 더현대서울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보강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는 (디큐브시티점) 고객군을 더현대서울 마케팅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고객들 유지에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신도림 디큐브시티점은 재단장을 거친 뒤 오피스 등 업무공간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신세계그룹이 새롭게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은 2027년 도심형 쇼핑몰 형태의 '신세계 스타필드 빌리지'가 들어선다는 청사진이다.
이와 함께 현대백화점은 그동안 지점으로 운영해 오던 '울산 동구점'을 이달부터 분점 격인 현대백화점 '울산점 동구'로 변경해 영업에 나섰다. 이 점포는 지난해 기준 연매출 798억원으로 전국 68개 백화점 점포 가운데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곳이다. 결국 이번 명칭 변경 역시 실적 부진 점포의 통합 관리 체계 차원이라는 해석이 높다.

면세점업계도 구조조정 작업에 한창이다. 신세계면세점은 내년 2월까지 영업기간인 부산점 폐점을 검토 중이다. 특허권 반납을 위해서는 관세청과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 현대백화점 자회사인 현대면세점도 다음달 말 동대문점 폐점을 앞두고 있다. 동대문점은 5년의 특허 종료를 앞두고 지난해 11월 특허를 연장했으나 끝내 폐점 대상이 됐다.
이로 인해 그간 면세점에 입점해 있던 주요 명품 브랜드에도 그 여파가 미치고 있다. 글로벌 명품시계 브랜드 롤렉스는 서울과 제주, 인천을 제외한 나머지 매장이 전부 문을 닫았다. 입생로랑과 아르마니, 비오템 등 브랜드를 보유 중인 로레알도 롯데 부산면세점에서 전면 철수했다. 그에 따른 후폭풍으로 매장 직원들의 희망퇴직을 진행, 최근 노사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상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내수 둔화와 인구 감소, 온라인 쇼핑 성장 흐름이 백화점과 면세점 산업의 근본적인 구조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라며 "매번 더 크고 새로운 점포에 고객들이 몰리는 만큼 유통업체들도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실적이 부진한 곳에 대해서는 과감한 매장 철수와 규모 축소 등 비용을 절감하고 그만큼을 흥행점포에 투자하는 것이 생존을 위한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