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인사를 통해 이재명 정부의 인사 원칙과 국정 방향이 보다 선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측근 인사와 함께 실무형 전문가들이 전면에 포진하면서, 신속한 국정 드라이브와 정책 실행력 강화라는 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라는 분석이다.
강훈식 대통령실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6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하고 대통령실 수석 2명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강 실장은 6명의 장관 후보자 인선과 관련해 "6명의 장관 후보자는 전문성과 혁신성을 겸비한 분들로서 국민들께 성과와 효능감을 보일 것"이라면서 “특히 각 분야 혁신을 선도하면서도 창조적 해법이 필요한 대한민국 사회를 변화시키는 창의적 내각을 만들어 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날 지명된 장관 후보자는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이진숙 전 충남대학교 총장(교육부) △정성호 국회의원(법무부) △윤호중 국회의원(행정안전부)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산업통상자원부)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보건복지부)이다.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지명된 구 후보자 예산실장, 기재부 2차관, 국무조정실장 등 핵심 관료직을 두루 거친 ‘예산통’이다. 대통령실은 구 후보자 인선 배경에 대해 "레볼루션 코리아, AI 코리아 등 저서에서도 나타나듯 대한민국 혁신을 고민한 인물"이라며 "국가 재정은 물론 정책 전반에 대한 높은 전문성을 토대로 대한민국 성장의 길을 찾을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구 후보자 내정으로 기재부가 통상 6월 말에서 7월 초 발표하는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비롯해 내년도 세법개정안·예산안 발표 준비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굵직한 발표 일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기재부에서 예산 기능을 분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을 지명했다. 기획재정부·한국은행·두산그룹 등 공공과 민간을 두루 거친 김 후보자는 통상·에너지·산업 정책 전반에 정통한 인물로 평가된다. 대통령실은 김 후보자에 대해 "경제 관료 역량을 갖추고 실물경제를 경험한 핵심 인재"라며 "산업정책 전반에 대한 전문성과 실행력을 갖춘 인사"라고 평가했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는 5선의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명됐다.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이 대통령과 38년 가까운 정치적 인연을 이어온 '친명계 좌장'이다. 원조 친명 그룹인 '7인회' 멤버이기도 하다.
행정안전부 장관에는 윤호중 의원이 발탁됐다. 역시 5선 중진으로, 지난 대선에서는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아 이 대통령을 전폭 지원했다.
이 대통령이 이처럼 법무·행안부 장관에 측근 인사를 기용한 것은, 수사구조 개편과 정보기관 개혁 등 민감한 개혁 과제들의 실질적 추진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다만, 대통령실은 “정치적 인연보다 정책 역량에 따른 발탁”이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정부의 방역 대응을 이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이 지명됐다.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는 이진숙 전 충남대학교 총장이 지명됐다.
대통령실 참모진 인사도 함께 발표됐다. 민정수석에는 봉욱 김앤장 변호사가 임명됐다. 봉 신임 수석은 법무부에서 인권국장과 대검 차장검사를 지낸 ‘기획통’ 검사 출신으로, 검찰 내 인사와 조직 운영에 정통하다.
강 비서실장은 "봉 신임 수석은 검찰 내외부에서 신망이 두터우며 정책기획 역량이 탁월하다는 평"이라며 "검찰개혁 등 핵심 과제에서 강한 추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초대 경청통합수석은 전성환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 비서실장이 맡게 됐다.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장에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위촉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차관급 인선도 단행했다. 국가정보원 1차장에 이동수 전 국정원 단장, 2차장에 김호홍 전 국정원 단장을 임명했다. 국정원 인사·예산 등을 담당하는 기획조정실장(기조실장)에는 김희수 변호사가 발탁됐다.
이 대통령은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유임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