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바이오헬스 11곳 상장…투자심리 회복세 ‘신호탄’

하반기 뉴로핏, 지투지바이오 등 상장 추진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올해 상반기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바이오헬스 기업이 11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5곳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업계에선 침체됐던 바이오 투자심리 회복 기류가 감지된다. 상장 기업의 사업 분야도 신약개발은 물론 항체약물접합체(ADC), 인공지능(AI) 등 차세대 기술을 앞세웠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바이오헬스 기업은 △아스테라시스 △동방메디컬 △오름테라퓨틱 △동국생명과학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로킷헬스케어 △이뮨온시아 △바이오비쥬 △인투셀 △GC지놈 △지에프씨생명과학 등 11개다. 글로벌 경기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기술력 기반한 기업들이 성장성을 인정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ADC 플랫폼을 앞세운 오름테라퓨틱은 2023년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에 급성골수성백혈병 신약 후보물질 ‘ORM-6151’을 기술이전하면서 계약금 1억8000만 달러(약 2442억 원) 중 1억 달러(1357억 원)를 선지급받았다. 지난해에는 미국 버텍스 파마슈티컬에 표적 단백질 분해제(TPD)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상장 후 두 달 만인 올해 4월 핵심 파이프라인 ‘ORM-5029’의 미국 임상 1상 중단 소식에 주가는 30일 종가 기준 1만8970원으로 공모가(2만 원)를 밑돌았다.

인투셀은 독자적 ADC 플랫폼으로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항체와 약물의 정밀 결합을 통해 약효는 극대화하고 독성은 줄인다는 점에서 기존 기술 대비 차별화됐다는 평가다.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 에이비엘바이오 등과 공동 개발 중이다.

AI 기반 재생치료 플랫폼 기업 로킷헬스케어는 환부 자동 모델링과 맞춤형 패치 제작이 가능한 3D 바이오 프린터, 초개인화 바이오잉크 키트를 개발하며 5월 상장했다. GC녹십자그룹 계열사인 GC지놈은 액체생검 기반 AI 기술로 암 조기진단 알고리즘을 개발 중이며, 일본에서 세포유리핵산(cfDNA) 분석기술에 대한 특허도 확보했다.

‘초격차 기술특례 1호’로 상장한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줄기세포 기반 3차원 배양 기술을 바탕으로 인체 장기를 모사하는 오가노이드를 개발 중이다. 초격차 기술특례는 금융당국이 지난해 신설한 제도로 딥테크·딥사이언스 등 국가 차원에서 육성이 필요한 첨단·전략기술 분야 기업 중 시장에서 성장 잠재력을 검증받은 기업에 대해 단수 기술성 평가를 허용하는 제도다. 오가오니드사이언스는 작년 3월 오가노이드 기반 재챙치료제 아톰(ATORM)에 대해 국내 첫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인증받았다.

상반기엔 미용·에스테틱 분야의 기업공개(IPO)도 두드러졌다. 아스테라시스는 고강도 집속초음파(HIFU) 기기와 고주파 리프팅 장비로 미국과 중국 시장을 공략 중이며, 동방메디컬은 한방 기술을 접목한 의료기기로 중국 저장성에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바이오비쥬는 자체 생산 기반의 HA필러, 스킨부스터 등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외에도 면역항암제 기업 이뮨온시아와 조영제 시장 점유율 1위인 동국생명과학도 성공적으로 상장을 마쳤다.

지에프씨생명과학은 이날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에 성공했다. 지에프씨생명과학은 화장품 업계 내에서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는 엑소좀(줄기세포 배양액)분야에서 강점을 보인다. 회사 측은 엑소좀 기반 신소재와 스킨부스터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하반기에도 바이오헬스 분야 상장은 계속된다. AI 기반 뇌 영상 분석 솔루션 및 치료 의료기기를 연구·개발하는 뉴로핏과 약효 지속성 주사제 약물 전달 플랫폼 전문기업 지투지바이오, 단백질 간 상호작용을 분석하는 플랫폼을 통해 신약을 개발하는 프로티나 등은 7월 중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하는 미국 기업 세레신도 연내 상장을 목표로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서를 지난달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이외에도 ADC 개발 전문기업 에임드바이오가 6월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다. 또한 지난해 일라이 릴리에 1조9000억 원 규모의 플랫폼 기술수출에 성공한 리보핵산(RNA) 기반 유전자치료제 개발기업 알지노믹스도 6월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며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IPO는 단순한 반등이 아닌,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는 신호”라며 “얼어붙었던 투자 심리가 다소 회복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