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발판 삼아 아시아태평양 시장 장악 목표
AI 훈련 위한 책 사용은 ‘공정 이용’ 판결도

오픈AI 경쟁사인 인공지능(AI) 기업 앤스로픽이 일본 법인을 도쿄에 마련할 계획이다. 앤스로픽은 노동력 감소가 빠른 일본에서 AI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하는 만큼 일본 시장 장악에 공을 들이면서 동시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시장 장악력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올해 가을 도쿄에 일본 법인을 세운다. 일본 법인을 아시아의 거점으로 삼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진출한다는 취지다. 이미 유럽에는 영국 런던에 법인을 두고 있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진출은 일본이 처음이다.
앤스로픽은 일본의 AI 서비스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컨설팅기업 Pwc재팬에 따르면 일본은 AI를 활용한 생산성 향상에 기대가 크면서도 업무에 AI를 도입한 비중이 미국이나 중국, 영국에 비해 낮아 성장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오픈AI도 작년 4월 일본 법인을 열었다.
앤스로픽 일본 법인은 법인 영업과 고객 지원 업무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이미 일본 대기업 파나소닉과 라쿠텐은 앤스로픽의 AI 기술을 도입해 사용하며 협업중이다.
나아가 지금까지 아마존이나 구글 같은 협력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고객을 확보했던 것과 달리 AI 모델 클로드의 일본어 인터페이스 성능을 개선하는 등 일본 시장을 겨냥한 서비스를 확대해 자사 주도의 영업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클로드의 성능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에 사용하는 소스코드 생성에 강점을 가진 앤스로픽은 지난달 출시된 클로드4의 경우 코드 생성에 있어 오픈AI나 구글의 AI 모델의 성능을 능가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안전한 AI 개발을 강조하는 경영 철학도 앤스로픽의 특징이다. 다리오 아모데이 등 앤스로픽 공동 창업자는 규제에 소극적인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과 AI 안전성에 대한 방향 차이로 오픈AI를 떠난 바 있다.
앤스로픽은 AI의 통제 불능, 악용 가능성 등의 위험을 줄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전날 앤스로픽이 AI 훈련을 위해 책을 무단 사용했더라도 미국 저작권법상 합법이라는 법원 판결까지 받아내면서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윌리엄 알섭 샌프란시스코 연방 판사는 앤스로픽을 상대로 자신들의 책을 AI 훈련에 무단 사용해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작가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앤스로픽의 손을 들어줬다.
알섭 판사는 콘텐츠의 ‘변형’이 있었기 때문에 훈련을 위해 책을 사용한 것은 ‘공정한 사용’이며 ‘변형적’이라고 설명했다. 저작물의 창의적 요소나 작가 고유의 표현 방식을 그대로 재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알섭 판사는 앤스로픽이 AI 훈련을 위해 사용한 책들을 대부분 인터넷에서 불법 다운로드 해 저장한 점은 작가들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앤스로픽이 지불해야 하는 배상액을 결정하는 재판은 12월 열릴 예정이다.
이번 판결은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및 훈련에 사용한 콘텐츠의 저작권 보호를 둘러싼 법적 분쟁에서 법원이 AI 기업의 손을 들어준 사례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렸다. 공식 계약으로 문제를 예방하기도 하지만 많은 AI 기업들은 AI 모델 훈련을 위해 무분별한 데이터 학습으로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