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클은 광풍 예감, 국내는 출발선"…디지털 자산 좇는 기민한 투자자들

서학개미, 써클·ETHU 등 디지털 자산株 대거 순매수
미국 스테이블코인 법안 통과 기대감에 투자심리 자극
국내에선 카카오페이 등 관련주 강세⋯"아직 과열 아니야"

(오픈AI 달리)

서학개미(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가 미국 증시에 상장된 디지털 자산 관련 종목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법안 통과 기대와 맞물려 국내에서도 제도화 가능성이 부각되며 관련주가 들썩이고 있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6월 17일~23일)간 국내 투자자 순매수 종목 1, 2위는 모두 디지털 자산 관련 종목으로 나타났다. 순매수 1위는 써클(Circle Internet)로, 국내 투자자는 이 기간 약 1억 달러(1364억 원) 규모 순매수했다. 해당 기간 중 유일하게 1억 달러 이상 순매수가 이뤄진 종목이다.

써클은 시가총액 기준 세계 2위 스테이블코인인 USDC를 발행하는 기업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법정화폐에 가치를 연동해 가격 안정성을 확보한 디지털 자산이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써클의 주가는 이날 기준 263.45달러로, 공모가 대비 약 750% 급등했다. 시가총액은 586억 달러(80조 원)에 육박한다.

스테이블코인이 제도권에 안착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며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은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인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을 찬성 68표, 반대 30표로 최종 통과시켰다. 법안은 현재 하원 표결과 대통령 서명을 앞두고 있으며, 큰 이변이 없다면 연내 통과가 유력하다.

서학개미 순매수 2위는 이더리움 선물 가격을 2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ETHU였다. 해당 기간 4187만 달러(517억 원) 규모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더리움 가격이 지정학적 긴장 완화와 기관 투자 확대 등으로 반등 조짐을 보이며 ETHU에도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ETHU 가격이 올해 4월 저점을 기록한 뒤 반등세를 이어오다 최근 잠시 조정을 받는 흐름을 보인 점도 매수세 유입 요인으로 지목된다.

디지털 자산 관련 종목이 주목받자 서학개미 순매수도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순매수 상위 종목 시계열을 1개월로 넓혀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써클은 2위를, 비트코인 최대 보유 기업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수익률을 추종하며 분배금을 지급하는 MSTY는 5위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ETHU, 미국 디지털 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수익률을 추종해 월 배당을 분배하는 CONY 등 관련 종목들이 20위권 내에 포함됐다.

국내에서도 디지털 자산 관련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새 정부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추진하자 카카오페이 등 관련주들이 급등세를 보였다. 유진투자증권은 간편결제 업계 중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필요한 선불충전금 규모가 가장 큰 카카오페이가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분석했다.

조태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가 대장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불과 지난주 금요일"이라며 "써클 주가를 보면 디지털 자산 열풍이 더해지고 있지만, 국내는 주도주 랠리가 이제 막 시작돼 과열로 보기엔 이른 시점"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