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펜타곤 산하 DIU는…팔란티어·안두릴과 軍 잇는 조직

입력 2025-06-2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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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방부 산하 DIU 인사 첫 방한
민군 가교 역할…팔란티어·안두릴 기술, 군에 신속하게 접목
“한국 방산업계와 연결 고리 만들 기회”

▲그래픽=손미경 기자
▲그래픽=손미경 기자

미국 국방부(펜타곤) 산하 국방혁신단(Defense Innovation Unit·DIU)은 민간 기업의 첨단 기술을 빠르게 군사 분야에 도입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2014년 펜타곤 내에서는 기술 혁신 속도에 대한 위기감이 커졌다. 민간 기술, 특히 실리콘밸리의 발전 속도가 군을 압도하고 있다는 위기 의식이었다. 내부에서는 “민간 기술을 제때 활용하지 못하면 국가 안보가 위협 받을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오바마 행정부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애슈턴 카터는 DIU 전신인 ‘DIUx(Defense Innovation Unit experimental)‘를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 시범 설치했다. 실리콘밸리 기술을 국방부가 직접 연결하자는 취지였다.

▲DIU 거점 분포도. (DIU)
▲DIU 거점 분포도. (DIU)

실험 조직에 불과했지만 DIUx는 수십 건의 시제품 계약을 체결하고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위성 데이터 처리 등에서 실증 결과를 도출하는 등 성과를 냈다. 이를 바탕으로 2018년 ‘x’를 떼고 정식 조직인 DIU로 격상됐다. 현재는 국방부 장관 직속 기관이다. 실리콘밸리 본부 외에도 민간 기술자와 군 인력이 협력할 수 있는 허브가 오스틴, 보스턴, 시카고, 워싱턴D.C 등에 설치되는 등 전국으로 확장됐다.

군수 산업은 계약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DIU는 이 과정을 획기적으로 줄여 기술을 ‘민간의 속도’로 들여오는 역할을 수행했다. 예를 들어, 수년씩 걸리던 조달 과정을 60~90일 만에 시제품 계약까지 마무리하는 것이 DIU의 방식이다.

미국의 방산 스타트업 ‘안두릴(Anduril)’, 드론 탐지 및 방어 솔루션 분야의 선두 기업 ‘데드론(Dedrone)’, 미국 3대 AI 방위산업체로 꼽히는 ‘쉴드AI(Shield AI)’ 등의 혁신 기술을 군에 즉시 적용할 수 있었던 데에는 DIU의 ‘선허용-후규제’ 방식의 프로세스가 존재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내걸린 팔란티어의 로고. (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내걸린 팔란티어의 로고. (연합뉴스)

또 다른 DIU의 대표적 파트너 기업이 바로 AI 방산업체 ‘팔란티어(Palantir)’다. ‘제2의 엔비디아’, ‘제2의 테슬라’라는 꼬리표가 붙은 팔란티어의 시가총액은 약 3300억 달러(약 449조 원)로 전세계 1위 군수업체 미국 록히드마틴 시총(1107억 달러)의 3배 수준이다.

미국 정부와 군이 전쟁, 테러, 정보 분석에 팔란티어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40% 이상이 미국 정부 수주에서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물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도 팔란티어의 AI 플랫폼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한국 국방부도 국방 AI센터 등 비슷한 조직을 만들었으나 뚜렷한 결과물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국방부는 2023년 윤석열 정부 출범 당시 미국 DIU를 참고해 민군 기술 가교 역할을 수행할 한국형 DIU을 신설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브라이언 윌슨 DIU 글로벌 협력 총괄의 이번 방한은 대표적 친한파로 꼽히는 마이클 J. 바카로 미국 국무부 방산수출통제 부차관보의 소개로 성사됐다. ([단독] 美국무부 부차관보, 한화오션·KAI 둘러본다...DIU 고위인사도 첫 방한) DIU 고위 인사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산업계 핵심 관계자는 “DIU는 안두릴 등 대형 방산업체를 키워나가는 중요한 조직이다. DIU를 한국에 초대해서 한국 방산업계와 연결 고리를 만드는 데에 큰 의의가 있다”며 “한국에서도 비슷한 조직을 만들어 노력하는데 결과물이 잘 나오지 않고 있다. 배울 점은 배우고, 한국 방산업계와 DIU가 소통하면서 앞으로 차차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한국도 미국 DIU를 벤치마킹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그 일환으로 만들어진 게 국방신속획득원”이라며 “DIU의 이번 방한을 미국의 선진화된 제도와 조직을 심도 있게 분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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