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란 외무장관 회담...성과는 없어
미국, 삼성‧SK 중국공장에 장비 제한 통보
금리 인하 시점, 연준 내부서 이견

뉴욕증시는 20일(현지시간) 중동 정세를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반도체주 중심으로 매도세가 유입되며 혼조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5.16포인트(0.08%) 오른 4만2206.82에 마무리했다. S&P500지수는 13.03포인트(0.22%) 밀린 5967.8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98.86포인트(0.51%) 내린 1만9447.41에 마감했다. 전날 뉴욕증시는 노예해방 기념일인 ‘준틴스 데이(Juneteenth day)’로 휴장했다.
장 초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향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시장은 반응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총재가 이르면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3대 지수가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주요 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18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연준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기 때문에 경제지표를 계속 주시하겠다고 말한 것과는 다른 기조다.
관련 뉴스
월러 총재가 7월 금리 인하를 언급한 날에도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동시에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하면서 상반된 의견이 제시돼 내부 분열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장중 반도체주가 하락세를 주도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 내 공장에 대한 미국산 장비 공급을 제한한다는 방침을 통보했다. 미 상무부에서 이번 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 TSMC에 이 같은 방침을 통보했다는 것이다.
이에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떨어졌다. 엔비디아는 1.12% 하락했고 뉴욕증시에 상장된 대만 TSMC 주식예탁증서(ADR)도 1.87% 내렸다.
시장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군에 이란 내 ‘전략적 목표’와 ‘정부 목표물’에 대한 공격 강도를 높이라고 지시했다고 전해졌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 여부를 향후 2주 내 결정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우선 중동 상황을 지켜보자는 신중론도 제기됐다고 CNBC방송은 설명했다.
샘 스토발 CFRA리서치 수석 투자 전략가는 “세상이 이렇게 불확실성에 휩싸인 상황에서 누가 주말에 매수 포지션을 취하고 싶어 하겠나”라며 “지정학적 활동이 진정된다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한 6월 제조업 활동 지수는 전달과 같은 마이너스(-)4.0으로 집계됐다. 시장 예측치(-1.0)을 하회하면서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선 ‘제로(0)’를 지난 4월부터 3개월 연속 밑돌고 있다.
주간 기준 이날 S&P500지수는 약 0.2% 하락했고, 다우지수는 0.02% 상승했다. 나스닥지수는 0.2% 올랐다.
미 국채 금리는 월러 이사의 7월 금리 인하 발언 이후 하락했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1bp(1bp=0.01%포인트) 이상 낮아진 4.377%를 기록 중이다.
달러화 가치는 중동 정세로 다소 강세를 보이면서도 7월 금리 인하 발언이 나오면서 보합세를 보였다. 이날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20% 소폭 내린 98.71로 집계됐다.
국제유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군사 공격 결정 유예에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21달러(0.28%) 내린 배럴당 74.93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장 마감 이후 WTI 기준물이 되는 8월 인도분 가격은 18일 대비 0.34달러(0.46%) 오른 73.8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8월물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1.84달러(2.33%) 급락한 배럴당 77.01달러로 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성명을 통해 “이란과의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향후 2주 내 미국의 군사 개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겠다는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이란 공격 계획을 승인하고 이란의 선택을 지켜보며 실행만 보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공격을 확대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군에 이란 내 ‘전략적 목표’와 ‘정부 목표물’에 대한 공격 강도를 높이라고 지시했다고 전해졌다.
이날 독일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주요 국가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란과의 외무장관 회담으로 미국과의 핵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하며 중재에 나섰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유럽과의 협의를 지속할 의향이 있다면서도 우라늄 농축과 자위권 행사 권리를 강조했다.
시장은 전 세계 원유 수출량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움직임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상자산은 하락하고 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전 7시 32분 현재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1.34% 떨어진 10만3237.2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4.73% 급락한 2404.35달러에 거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