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은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국가대표팀을 가리는 대회입니다. 그렇다면 세계 최고의 축구 클럽을 뽑는 대회는 무엇일까요. 바로 FIFA 클럽월드컵입니다.
기존 클럽 월드컵은 매해 개최하고 매 시즌 대륙별 최상위 대륙 대회 우승팀 및 개최국 리그 우승팀 등 7팀만 참가하는 방식이었어요. 하지만 유럽이나 남미 클럽의 경우 고작 2경기 만에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고 참가팀 숫자도 적어 이벤트성 대회 정도로 취급됐죠.
FIFA에서는 클럽월드컵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올해 개최되는 클럽월드컵부터 참가팀 숫자를 대폭 확대하고 대회 형식도 크게 변경했어요. 대회가 확대 개편된 만큼 여러 관전 포인트들이 눈에 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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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한 것처럼 기존 클럽월드컵은 해당 시즌 최고 클럽을 가리자는 취지가 무색하게 이벤트 대회 취급을 받아왔습니다. 특히 유럽 빅리그 팀들 사이에서 이런 경향이 더 강했죠. 실질적인 권위와 명성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크게 밀린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어요.
FIFA에서는 월드컵이 타 국가대표 대회와는 견줄 수 없는 최고 권위 대회로 인정받는 것처럼 클럽월드컵도 중요 국제대회로 키우고 싶어했죠. 이를 위해 이번 대회부터는 매해 개최가 아닌 4년 주기로 변경하고 참가팀도 32개로 확대했습니다.
2023년 클럽월드컵 확대 개편이 처음 확정됐을 때 유럽 팀들은 크게 반발했어요. 휴식기인 6월에서 7월 사이에 대회가 열리면 다음 시즌 구상에 차질이 생긴다는 이유였죠. 이러한 반발을 FIFA는 ‘금융치료’로 해결했습니다.
클럽월드컵의 총상금을 10억 달러(약 1조3591억 원)로 크게 늘렸고, 우승 상금만 4000만 달러(약 544억 원)를 책정했는데요. 우승팀은 참가수당, 승리수당 등 조별리그부터 쌓이는 누적 상금을 포함하면 최대 1억2500만 달러(약 1700억 원)를 챙길 수 있습니다.
이번 대회엔 유럽 쪽에서 12개 팀이 출전하는데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바이에른 뮌헨(독일),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첼시(잉글랜드), 유벤투스(이탈리아),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 등 쟁쟁한 팀들이 참가하죠. ‘진심모드’로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무색하게 각 팀은 가능한 최고 스쿼드를 구성해 총력전의 각오로 대회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다음 대회 개최 전까지 4년간 클럽월드컵 챔피언 패치를 유니폼에 부착해 FIFA로부터 세계 최고의 클럽이라 공인받는 것도 의욕을 좀 더 고취시킬 수 있는 요인이죠.

개편 후 첫 대회의 우승팀이 어디가 될 것인지도 관심거리입니다. 축구팬들은 큰 이변이 없는 한 유럽 팀에서 우승팀이 나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데요. 개편 전 클럽월드컵에서도 대부분의 우승팀은 유럽에서 나왔습니다.
이왕 유럽 쪽에서 우승팀이 나올 것이라면 한국 축구팬들 입장에서는 해외파 선수들이 활약하며 우승까지 성공하는 게 가장 좋은 그림일 텐데요. 인공지능(AI)은 이강인이 소속된 PSG와 김민재의 소속팀 뮌헨의 우승 확률을 상당히 높게 점치고 있습니다.
축구통계 전문 ‘옵타’에서 슈퍼컴퓨터를 통해 1만 번의 시뮬레이션으로 클럽월드컵 우승팀을 예측한 결과 PSG의 우승 가능성이 18.5%로 가장 높았어요. 이어 2위는 맨시티, 3위는 뮌헨 순이었죠.
올 시즌 트레블(주요 메이저 대회 3관왕)을 달성한 PSG 소속으로 우승 복이 터진 이강인이 또다시 트로피를 추가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이외에도 우승 가능성은 작지만 북중미의 시애틀 사운더스 소속 수비수 김기희, 알 아인(아랍에미리트) 소속 박용우도 이번 대회에 출전해요.

32개 참가팀 중 한 팀은 한국 K리그1의 울산 HD입니다. 국내 축구 팬들이라면 울산이 얼마나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을 텐데요.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앞서 PSG의 우승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예측한 슈퍼컴퓨터는 울산의 우승 가능성을 32개 팀 중 30위로 예측했고, 16강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 역시 20.8%로 낮게 잡았어요. 사실상 조별리그 탈락이 유력하다고 본 거죠.
김판곤 울산 HD 감독은 “현실적으로 조별리그에서 만나는 3팀 모두 어려운 팀이다. 그래도 한국을 대표해 가기 때문에 16강에 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어요.
조별리그 F조에 속한 울산은 도르트문트(독일), 플루미넨시(브라질),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프리카공화국) 등과 차례로 맞붙습니다. 1차전 선다운스와의 경기는 18일 오전 7시에 열립니다.

대회는 다음 달 14일에 끝나지만 그 후유증은 다음 시즌 전체를 좌우할 수도 있어요. 이 대회는 유럽 리그의 휴식기인 6월과 7월 사이에 열리기 때문이죠.
이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 팀들이 휴식기를 보내는 동안 참가팀들은 최소 3번에서 최대 7번의 공식 경기를 치러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유럽쪽 참가 팀들은 2024-2025시즌 소화 후 제대로 휴식도 취하지 못한 채 또다시 약 한 달간 일정을 치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8월 초부터 시작되는 2025-2026시즌에 돌입해야 해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에도 한 달이 채 되지 않는 기간에 최대 7경기를 치르는 일정으로 인해 선수들이 소속팀에 복귀한 뒤 체력저하와 부상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빈번했습니다. 영국 매체 BBC는 2023-2024시즌 전반기에 부상자가 이전 대비 15% 이상 늘어난 이유로 카타르 월드컵 참가로 인한 피로도 증가를 주된 이유로 꼽았죠.
7경기를 치러야 하는 이 대회 우승팀은 우승 과정도 험난하겠지만, 우승 후 새 시즌을 치르는 과정이 더 험난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클럽월드컵이 끝난 후 우승팀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지, 아니면 굳건한 모습으로 세계 챔피언의 품격을 보여주는지 관심을 두고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되겠네요.
새롭게 개편된 클럽월드컵은 14일(현지시간)에 개막합니다. 경기를 보고 싶은 축구팬들은 쿠팡플레이를 통해 시청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