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광주점도 내년 오픈 예정...‘커넥트현대’도
일본ㆍ대만ㆍ태국⋯국내 넘어 아시아 시장 본격 진출

현대백화점이 ‘더현대’로 오프라인 유통업계에 새 바람 일으키는 동시에 미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수장 정지영 대표이사 사장의 머릿속에는 더현대 차기 콘셉트 ‘더현대 2.0’과 지역특화 도심형 복합쇼핑몰 ‘커넥트현대’가 있다. 또 해외 진출을 통해 침체 내수 돌파 계획도 가득 차 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는 1991년 현대백화점 입사 후 34년간 한 회사에서만 몸담은 영업전략 전문가다. 1963년생인 그는 입사 후 △2012년 영업전략담당 상무 △2013년 울산점장 상무 △2015년 영업전략실장 상무를 맡아 2018년 전무로 승진한 후 △2023년 영업본부장 겸 영업전략실장 부사장을 거쳤다. 30년이 넘는 세월 현대백화점에서만 일하면서 특히 2021년 첫선을 보인 ‘더현대’ 콘셉트를 주도한 ‘마케팅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1년 서울 여의도에 문을 연 더현대 첫 점포 ‘더현대 서울’은 오프라인 유통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콘셉트다. 백화점을 단순 쇼핑 공간에 국한하지 않고 ‘오프라인의 재발견’, ‘공간 경험의 가치 극대화’ 등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팝업의 성지’ 등 수식어를 얻었다.
지역 대표 랜드마크로 자리 잡으며 매출도 빠르게 늘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더현대 서울은 2023년 12월 기준 개장 2년 9개월 만에 연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이는 국내 백화점 중 최단기간에 세운 기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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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정 대표는 “글로벌 수준의 상품기획(MD) 역량과 더현대 서울에서만 만날 수 있는 K패션 브랜드 등 참신한 콘텐츠 발굴 노력, 이로 인한 객단가 상승 등이 최단기간 연 매출 1조 원 돌파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더현대 서울을 성공으로 이끈 정 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더현대 2.0’으로 새로운 미래를 그리고 있다. 더현대 2.0은 경험 중심으로 공간을 설계한 기존 더현대 콘셉트에 더해 백화점, 아웃렛, 쇼핑몰 등 전통적인 유통 경계를 허무는 ‘빅블러(Big Blur)’ 전략이 바탕이다. 고객 중심의 콘텐츠와 혁신적인 인테리어 디자인을 하나의 브랜드로 결합하는 콘셉트다.
특히 지역 정체성과 문화, 자연환경을 반영해 각 점포가 위치한 도시의 특성을 반영한 공간으로 기획한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는 최근 더현대 2.0 콘셉트 첫 매장으로 2027년 상반기에 문을 여는 ‘더현대 부산’을 지목했다. 이어 같은 해 하반기 ‘더현대 광주’를 열어 미래형 유통 플랫폼 혁신에 대한 도전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더현대와 함께 미래 청사진으로 제시하는 콘셉트는 ‘커넥트현대’다. 커넥트현대는 ‘사람, 장소, 문화를 연결하는 플레이그라운드’를 표방한 지역 특화 도심형 복합쇼핑몰이다. 지난해 9월 기존 ‘현대백화점 부산점’을 재단장해 첫 번째 커넥트현대 점포로 문을 열었다. 커넥트현대 부산에서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는 물론 부산의 특색을 살린 지역 콘텐츠 등 총 240여 개 브랜드를 취급한다.
침체한 내수 돌파구로 해외 진출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지난해 5월 일본 도쿄 파르코백화점 시부야점에 ‘더현대 글로벌’을 열었는데, 오픈 한 달 만에 매출이 13억 원을 돌파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정 대표는 성공을 거둔 일본은 물론, 대만, 태국, 홍콩 등 아시아 주요 거점에 진출해 단순 유통 채널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 육성 플랫폼으로 진화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내 더현대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전략적투자자(SI)로서 패션·뷰티 브랜드·플랫폼 운영기업 메디쿼터스에 300억 원 투자도 진행했다. 서울대 경영대 출신 이두진 대표가 2016년 설립한 스타트업 메디쿼터스는 마하그리드·더바넷·나이스고스트클럽·드로우핏 등 15개 패션 브랜드와 아닐로·메디247 등 4개 뷰티 브랜드 등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정 대표는 메디쿼터스 투자를 통해 더현대 글로벌 경쟁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라며 “이와 함께 대만과 태국, 홍콩 등으로 진출 국가 확대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