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화장품 수출액, 전체의 24.5%는 중국
아모레·LG생활건강, 중국 시장 재공략 속도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한중 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뷰티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때 ‘K뷰티 시장 큰 손’이던 중국 시장 매출이 회복하면, 그동안 추락했던 국내 업체들의 실적도 크게 반등할 수 있기 때문이다.
12일 정치권과 뷰티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는 외교 분야에서도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강조하며 중국과의 관계 회복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로 인해 중국 정부가 한류 문화를 금지하는 ‘한한령(限韓令)’을 시행하면서 국내 화장품 업체들은 곧바로 타격을 입었다.
특히 국내 뷰티업계 투톱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잘나가던 중국 사업의 악화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고, 중국의 내수 침체까지 겹쳐 아직도 실적 악화로 신음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뷰티업계는 생존을 위한 대응책으로 미국, 일본 등 해외 진출 다각화에 나섰지만, 여전히 중국은 소홀히 할 없는 최대 시장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화장품 중국 수출액은 24억9000만 달러(약 3조4000억 원)에 달한다. 국내 전체 화장품 수출액은 102억 달러(약 13조9300억 원)로 이중 중국이 가장 많은 비중(24.5%)을 차지한다. 2위인 미국(18.7%)과 비교하면 큰 격차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역시 올해 1분기 기준 중국 매출 비중이 각각 12.4%, 12%로 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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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가 들어서면 업계의 기대감의 커지고 있다.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는 이날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제16회 IGDS 월드 백화점 서밋'(WDSS 2025)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중국 내수 반등과 한중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 대표는 “최근 중국 내수가 살아나고 있고 한중 관계도 개선되는 분위기”라며 “중국은 여전히 우리의 가장 큰 시장 중 하나인 동시에 성장 모멘텀이기 때문에 올해부터는 구조조정과 축소보다는 성장 관점에서 접근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중국 내 사업 구조조정을 끝내고 올해부터 다시 성장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하겠다고도 했다.
LG생활건강도 최근 대표 프리미엄 브랜드 ‘더후’를 중심으로 중국 시장 재공략에 힘쓰고 있다. 지난달 27일 중국 ‘탱크 상하이 아트센터’에서 신제품 출시를 기념해 대규모 론칭 행사를 열었다. 현장에는 중국 및 아시아 지역 주요 뷰티·패션 매거진부터 중국 최대 이커머스기업 알리바바 온라인 쇼핑몰 ‘티몰’과 숏폼 플랫폼 ‘틱톡’, 주요 백화점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무엇보다 새 정부가 K뷰티 산업에 대한 적극 육성 방침을 밝힌 점이 긍정적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공약집을 통해 300조 원 규모의 K컬처 시대를 열겠다면서 K뷰티의 경우 국가 전략산업으로 적극 육성, 글로벌 진출 지원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K뷰티의 성장은 정부가 아닌 개별 기업들이 이끈 것”이라며 “새 정부는 K뷰티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연구개발비 지원을 확대하고 화장품 효능에 대한 문구를 좀 더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광고실증제 규제 완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시장이 어려워지긴 했지만, 결코 놓칠 수 없는 시장인 만큼 가격대별로 전략을 달리 세워야 한다”면서 “중저가 뷰티 브랜드들은 중국의 3, 4성 도시를, 프리미엄 브랜드는 1, 2성 도시로 투 트랙으로 공략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