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협상 우위 점하고자 중요 광물 지배력 유지할 것”

미국과 중국이 제2차 무역협상에서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주요 쟁점이었던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완화가 한시적 조치에 불과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미국 자동차 제조사에 대한 희토류 수출 허가 기간을 6개월로 제한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양국 간 무역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 중국이 언제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서 미국 산업계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미국과 중국 협상단은 이틀간 영국 런던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및 대중국 수출 규제와 관련한 집중 협의를 마쳤다. 중국은 희토류 수출 허가를 일시적으로 복원하는 데 동의했으며, 이는 이번 협상의 주요 진전 중 하나로 평가됐다. 다만 6개월의 제한을 둔 것은 양측이 다시 쉽게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WSJ은 짚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2차 고위급 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무역 프레임워크에 서명하는 조건으로 미국 기업의 희토류 수출 허가 신청에 대해 즉시 승인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임시 희토류 수출 허가는 주로 전기차, 풍력터빈, 가전제품, 군사장비 제조에 사용되는 것을 대상으로 한다. 미국 측은 그 대가로 항공기 엔진과 관련 부품, 천연가스 및 석유 시추의 부산물인 에탄 등에 대해 대중국 수출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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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이 런던에서 협상을 재개하게 된 데에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에 대한 지배력이 결정적이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지정한 50여 종의 중요 광물 중 중국이 최대 공급국이 된 것은 30종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향후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이러한 중요 광물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고자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그레이슬린 바스칼란 핵심광물안보 프로그램 디렉터는 “중국은 영향력을 유지하고 싶어 할 것”이라며 “협정이 파기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의 중요 광물 지배로 인해) 미국 기업들은 직접적으로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은 첨단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중국의 야망을 실현할 수 있는 전략적 분야에 있어 중국의 기술 접근을 막는 조치를 철회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귀띔했다. 그는 “그런 것들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며 “하지만 중국은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런던 2차 장관급 회담에 참석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미국 의회 하원 청문회에서 중국을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라고 표현했다. 이는 희토류뿐만 아니라 미·중 무역협상이 어떻게 타결될지 아직은 알 수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는 관측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