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애플, 노키아처럼 되지 않으려면

입력 2025-06-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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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애플 인텔리전스 발표로 큰 호응, 1년 뒤 실망감으로
시리 전면 개편 연기ㆍ트럼프 리스크ㆍ소송 문제도
하드웨어 전략에 다시 집중하고
개인정보 보호 매몰돼선 안된다는 지적 나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9일 쿠퍼티노 본사에서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를 열고 있다. 쿠퍼티노(미국)/AFP연합뉴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9일 쿠퍼티노 본사에서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를 열고 있다. 쿠퍼티노(미국)/AFP연합뉴스
지금으로부터 약 1년 전 애플은 쿠퍼티노 본사에서 개최한 행사를 통해 ‘애플 인텔리전스’라는 이름의 자체 인공지능(AI) 전략을 공개했다. 당시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다음 날 애플 기업가치는 2000억 달러(약 273조6800억 원) 넘게 치솟았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 애플이 내놓은 수많은 약속은 허황한 소문으로 판명됐고 그때의 기대감은 실존적 공포로 변했다고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보도했다.

애플이 지난해 약속한 것들이 무산된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음성 비서 시리의 전면 개편은 무기한 연기됐고 애플 인텔리전스는 구글 제미나이 같은 다른 음성 인식 AI 비서와 비교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번 주 애플 연례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 기조연설에서도 해답은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와 달리 애플은 AI와 관련해 별다른 공약을 내걸지 않았다. 자사 기기에 탑재된 애플 인텔리전스 모델을 앱 개발자들에게 공유한다는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으킨 무역 전쟁으로 인해 애플의 중국 내 취약점만 부각됐고 애플은 검색 엔진과 앱스토어 등 주요 서비스 사업에 대한 법적·규제적 어려움에도 봉착한 상태다.

그 결과 애플 주가는 올해 들어 약 5분의 1 하락했고 알파벳이나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다른 기술 경쟁사에 뒤처져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발 나아가 현재 애플의 상태가 한때 잘 나가다가 2000년대 초반 애플에 의해 무너진 핀란드 통신업체 노키아와 같은 운명에 처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AI 외에 새로운 하드웨어 전략에도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온다. 리서치 업체 모펫네이선슨의 크레이그 모펫 창립자는 “애플 역사상 가장 위대한 순간들은 전문가들이 ‘폼 팩터’라고 부르는 기술 혁신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폼 팩터는 컴퓨터나 모바일 등에서 다뤄지는 물리적인 크기와 형태, 구성 방식 등을 의미한다. 애플 이용자들이 아이폰의 터치스크린 기능에 환호하고 버튼 유무에도 지대한 관심을 쏟았던 것이 대표적인 예다.

쿡 CEO가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AI 개발을 확장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코노미스트는 “애플은 최근까지도 광고 사업을 많이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용자 개인정보 보호를 보호하는 일은 쉬웠다”며 “그러나 이러한 미덕도 AI 시대에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애플이 고객 개인정보 수집을 꺼리는 탓에 개인 맞춤형 AI 모델 학습은 더 어려워졌으며 프라이버시 보호는 애플이 클라우드 인프라에 투자하기보다 자체 디바이스에서 실행되는 AI를 우선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리서치 업체 라디오프리모바일의 리처드 윈저 창업자는 애플이 아직 비장의 카드를 숨기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스마트 글래스가 주류로 부상한다면 현재까지 실패작으로 평가받는 혼합현실(VR) 헤드셋인 비전 프로에 대한 애플의 투자가 일종의 보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헤드셋과 글래스 부문에서 충분한 전문 지식을 확보한 애플로서는 시장만 커진다면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그렇게만 되면 애플은 노키아처럼 되지 않을 거라고 윈저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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