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국내 주요 페인트 기업들의 지배구조핵심지표 준수율이 지난해보다 소폭 개선됐다.
9일 페인트 업계에 따르면 강남제비스코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를 통해 핵심지표 15개 중 8개를 준수했다고 밝혔다. 준수율은 53.3%로 전년(46.7%) 대비 높아지면서 업계 1위인 KCC(준수율 73.3%)에 이어 50%를 넘겼다.
강남제비스코는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 항목을 추가로 준수했다. 강남제비스코의 내부감사기구는 경영진이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면회의, 화상회의 방식으로 회의를 열어 독립성을 확보했다.
강남제비스코는 “앞으로도 기업의 회계정보가 주주, 채권자 등의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와 관련된 주요 사항에 대해 협의하고 내부감사 업무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강남제비스코는 내부감사기구에 회계 전문가를 배치해 전문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회계‧재무 전문가인 최원호 위원장 등 사외이사 3명으로 내부감사 기구를 꾸려 경영진의 업무집행에 대해 공정하고 독립적인 위치에서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삼화페인트는 김장연 회장의 장녀인 김현정 부사장이 이사회에 합류하면서 △이사회 구성원 모두 단일성이 아님 지표를 충족했다. 이에 따라 지배구조핵심지표 준수율은 46.7%로 전년(33.3%)보다 개선됐다.
삼화페인트는 “이사회 성별 구성 특례 적용 대상 기업은 아니지만, 이사회가 단일 성별로 구성되지 않도록 해 일정 수준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향후에는 이사회의 전문성, 책임성, 다양성 강화를 위한 내부 정책 수립을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정 부사장은 최근 김장연 회장으로부터 주식을 증여받으며 경영 전반에 대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김 부사장의 지분은 82만6113주로 늘어나며 지분비율이 3.04%가 됐다. 김 회장의 지분은 619만2318주, 지분비율은 22.76%다.
삼화페인트는 현금 배당 관련 예측 가능성을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2024년도 결산배당부터는 ‘선 배당금 확정, 후 기준일 지정’ 방식으로 전환해 투자자가 배당 여부와 배당금액을 사전에 확인한 후 투자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공식적으로 공표한 배당정책은 없지만 1980년부터 매년 배당을 지속적으로 해왔고, 최근 3년 평균 배당수익률은 5.24% 수준이다.
노루페인트는 15개 항목 중 4개를 준수하는 데 그쳤다. 회사는 “현재 기준 핵심 원칙 중 미시행 부문에 대해 향후 회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필요성을 검토한 후 실행해 지배구조개선을 통한 주주와 기업가치 제고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3사는 공통으로 후보 선정, 관리, 교육 등 명문화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었다. 다만 회사 규모와 경영 환경에 최적화된 임원관리규정과 대표이사 직무대행제도에 따른 최고경영진 승계 프로세스를 운영 중이다.
또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어 관련 지표를 준수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내외 경영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표이사가 이사회를 효율적이고 책임감 있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재명 정부의 출범으로 집중투표제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3사는 모두 집중투표제를 채택하지 않고 있다. 집중투표제는 주주총회에서 여러 명의 이사를 선임할 때 주주가 보유한 1주당 선임할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향후 시장 환경 변화 등을 고려해 집중투표제 도입 필요성을 지속 검토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