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자체 개발 주로 해온 행보와 달리 이례적

메타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스케일AI’에 수십억 달러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블룸버그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일부 관계자는 메타의 이번 투자 규모가 100억 달러(약 14조 원)를 초과할 수 있다고 전했다고 알렸다. 협상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변경 가능성이 있다.
스케일AI는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등을 주요 고객사를 두고 있으며, 머신러닝 모델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 라벨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생성형 AI 붐의 주요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작년에 자금 조달할 당시에는 기업가치가 14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때 메타, MS도 투자자로 참여했었다.
블룸버그는 올해 초 스케일AI가 기업가치를 250억 달러로 평가받는 구주 매각(tender offer)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를 했었다.
블룸버그는 “이번 투자가 성사될 경우 메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외부 AI 투자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메타로서는 다소 이례적인 행보다”라고 평가했다.
실제 메타는 그간 연구와 개방형 개발 전략을 기반으로 자사 내에서 AI 기술 향상에 주력해왔다. 이는 MS가 오픈AI에 13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아마존과 알파벳 구글도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것과 대비된다.
또 블룸버그는 “이들 기업의 투자는 대부분 자사 클라우드컴퓨팅 자원을 사용할 수 있는 크레딧 형태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지만, 메타는 클라우드 사업이 없어 이번 투자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는 불분명하다”고 내다봤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올해 AI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1월에는 관련 프로젝트에 최대 650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자사 대형언어모델 ‘라마’를 업계 표준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추진 중이며, 자사 AI 챗봇은 현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에 탑재돼 매달 10억 명가량이 이용하고 있다.
스케일AI는 2016년 알렉산더 왕 CEO가 공동 창업했으며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지난해 약 8억7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블룸버그는 이 수치가 올해는 20억 달러 이상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I는 양질의 데이터가 핵심인데, 스케일AI는 수많은 계약직 인력을 통해 이미지ㆍ텍스트 등 데이터를 정리하고 라벨링해 AI 학습에 적합한 형태로 만들어준다.
메타와 스케일은 국방 기술 분야에 공통의 관심사를 가지고 있다. 양사는 ‘디펜스 라마(Defense Llama)’라는 프로그램도 협업 중인데, 이는 메타의 라마 대형언어모델을 군사용으로 변형한 버전이다.
메타는 지난달 29일 국방기업 안두릴인더스트리와 손잡고, 가상·증강현실 기능이 포함된 AI 헬멧 등 미국 국방부용 제품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메타는 자사 AI 모델을 미국 정부기관과 방위산업체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하기도 했다.
스케일AI는 국방용 AI 개발을 위해 미국 정부와 협력을 확대해 왔다. 올해 초에는 미 국방부와 계약을 맺고 AI 에이전트 기술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으며, 이를 군사 기술의 중대한 진전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