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체코 원전 수출 쾌거…9개월 협상 끝 최종 계약 체결

입력 2025-06-05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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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카 이후 16년 만의 대형 수출…1GW급 2기 건설, 2029년 착공 목표
EDF 가처분 기각 직후 전자계약…팀코리아, 설계부터 시공까지 총괄 수행

▲체코 신규원전 조감도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체코 신규원전 조감도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신규 원전 사업 본 계약을 체결하며, 유럽 원전 시장에 한국형 원전을 수출하는 데 최초로 성공했다. 프랑스와의 법정 다툼 속에서도 9개월간 협상 끝에 1000MW(메가와트)급 2기 공급 계약을 따내며, 16년 만의 원전 수출 쾌거를 이뤘다.

한수원은 4일(현지시간) 체코 신규원전 사업에 대한 본계약을 발주사인 두코바니 II 원자력 발전소(EDU II)와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애초 한수원은 체코 신규 원전 사업자로 최종 선정돼 지난달 7일 최종 계약서에 서명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원전 건설 계약 서명식을 하루 앞둔 6일 입찰 경쟁에서 탈락한 프랑스전력공사(EDF)가 제기한 행정 소송 본안 판결이 나올 때까지 한수원과 EDUII 간 계약 서명을 금지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이 때문에 한수원과 체코 발주사 간 계약 서명식 행사가 막판에 무산된 바 있다.

이에 발주사인 EDU II와 한수원은 해당 결정에 대해 체코 최고행정법원에 각각 항고했고, 전일 최고행정법원이 가처분을 최종 파기함에 따라 계약 체결이 가능해졌다.

계약 발주처는 체코 국영 전력회사인 체코전력공사(CEZ) 산하 EDU II이며, 서명은 전자문서 방식으로 이뤄졌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전경.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체코 두코바니 원전 전경.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본계약이 성사됨에 따라 한수원은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 1000MW급 APR1000 원전 2기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이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6년 만의 원전 수출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2024년 7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9개월간 200여 차례의 기술·상업 협상 끝에 이뤄진 결실"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수주는 한국 원전 사상 유럽 시장 첫 진출 사례로 기록됐다. 체코는 자국 내 탄소중립 달성과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최대 4기의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이며, 이번 계약으로 한국형 원전이 유럽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애초 체코 정부는 두코바니 5호기 1기 건설을 추진했으나, 2024년 1월 사업 범위를 두코바니 6호기와 테믈린 3·4호기를 포함해 4기로 확대했다. 이번 계약은 두코바니 5·6호기 2기 건설에 해당하며, 테믈린 3·4호기의 추가 건설 여부는 향후 5년 내 결정될 예정이다. 체코 정부가 추진을 결정하면 한수원이 협상을 통해 추가 수주를 이어갈 수 있다.

▲체코 신규원전사업 참여 조직 구성 (자료제공=한국수력원자력)
▲체코 신규원전사업 참여 조직 구성 (자료제공=한국수력원자력)

사업 일정은 2029년 착공, 2036년 가동을 목표로 한다. EDU II는 인허가, 설계 절차를 거쳐 예정대로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수원은 이번 프로젝트의 주계약자로서 팀코리아인 △한전기술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한전연료 △한전KPS와 함께 설계·구매·건설(EPC) 시운전, 핵연료 공급 등 전 과정을 수행하게 된다. 지난해 11월에는 체코 협상단 약 60명이 방한해 한수원과 협상을 진행하고, 국내 원전 현장을 시찰하기도 했다.

한수원과 EDU II는 향후 착수회의(Kick-off Meeting)를 열고, 본격적인 프로젝트 수행에 돌입할 계획이다. 한수원은 두코바니 현장에 건설소를 설치하고, 국내 협력사들과 하도급 계약 체결을 추진하는 한편, 원전 산업계 대상 설명회도 두 차례 열어 유자격 공급자 등록 및 품질기준 등을 안내할 예정이다.

다만, 계약 체결 이후에도 일부 법적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 수주에 탈락한 EDF는 한수원이 한국 정부로부터 실질적 보조금을 지급받았다고 주장하며 유럽연합(EU) 역외보조금 규정 위반 혐의로 EU 집행위원회에 제소한 상태다. EU 집행위는 관련 직권 조사 여부를 검토 중이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이번 계약은 대한민국 원전 산업의 기술력과 신뢰성이 국제적으로 다시 한번 입증된 쾌거”라며 "한수원은 국내 원전 생태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통해 미래 세대를 위한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체코와의 협력이 성공적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사업 이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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