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없는 ‘즉시 집권’ 정부 2회차…장단점과 과제 [이슈크래커]

입력 2025-06-04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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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제21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2025년 6월 4일.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이 취임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선 첫날부터 헌법 69조에 따른 취임 선서를 했는데요. 보궐선거에 따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 없이 출범하는 새 정부 국정 안정의 시급성을 고려해 취임 선서는 간소하게 진행됐죠. 과거 문재인 정부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따른 조기 대선으로 인수위 없이 출범한 바 있는데요. 이처럼 인수위 과정이 삭제된 ‘즉시 집권’ 정부 2회차의 모습은 어떠할까요?


▲이재명 대통령이 김혜경 여사와 함께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취임 선서를 마치고 나와 잔디광장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김혜경 여사와 함께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취임 선서를 마치고 나와 잔디광장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대통령 되자마자 시작되는 하루

보통 대통령 당선인은 60일의 인수위원회 기간을 통해 국정과제 점검, 정책 설계, 내각 인선 작업을 진행합니다. 하지만 탄핵이나 조기 대선의 경우 인수위 없이 당선 다음 날 곧바로 임기를 시작하는데요. 문재인 전 대통령도 취임 당일(2017년 5월 10일) 국군통수권을 인계받고 청와대로 출근했죠.

인수위가 생략되면 곧장 높은 정치적 동력을 바탕으로 국정에 착수할 수 있다는 점이 유리한데요. 당선 직후의 높은 지지율, 강한 개혁 요구,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시점에서 이른바 ‘허니문 파워’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긴급 대응이 필요한 국면에선 인수위 생략이 장점이 될 수 있는데요. 북핵 위기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 등 외교·안보 이슈가 산적했던 당시 상황에서도 문 전 대통령은 ‘신속한 국정 운영’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준비한 제21대 대통령 취임 기념 오찬에 참석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재연 진보당 대표,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 대통령, 우 의장, 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천하람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준비한 제21대 대통령 취임 기념 오찬에 참석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재연 진보당 대표,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 대통령, 우 의장, 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천하람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국회사진기자단


동력은 강하다, 그러나 준비는 약하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구조적 리스크가 존재하는데요. 대표적인 사례가 인사 지연과 정책 공백입니다. 문 전 대통령은 취임 당일 국무총리 후보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를 지명하고 비서실장과 경호실장을 임명, 이후 차례로 내각을 구성해 약 2달 뒤 장관후보자와 청와대 주요 참모진 인사를 마무리했는데요.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집권 당시 내각 인선을 완료하는 데 무려 195일이 걸렸습니다. 이는 역대 최장 기록으로 남아 있죠. 총리 지명자인 이낙연 후보자의 인준 역시 약 3주가 소요되며 국정 초반의 일정에 차질을 빚었습니다.

더욱이 인사 실패 사례도 연이어 발생했는데요.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혼인신고서에 상대 여성의 도장을 무단 사용한 사실이 알려지며 자진 사퇴했고,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음주운전 전력,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창조과학회 이력으로 논란 끝에 낙마했습니다. 계속된 의혹이 불거지며 청문회 통과율은 낮았고, 초기 내각의 ‘완성’은 지연됐는데요. 내각 구성까지 195일이 걸린 이유가 됐죠

반면 이번 정부는 여당이 과반을 점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빠르게 내각을 구성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재명 제21대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된 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관계자들이 봉황기를 게양하고 있다.
▲이재명 제21대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된 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관계자들이 봉황기를 게양하고 있다.


이전 정부와의 ‘불편한 동거’ 불가피

인사 지연이 장기화되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는데요. 바로 전임 정부 관료와의 '불편한 동거'입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초반에는 장관이 공석인 부처가 3곳에 달했고, 일부 전임 장관들은 사표를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후임자가 지명되지 않아 직무를 계속 수행했죠. 출범 76일 만에야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국무위원으로 국무회의를 열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국정 철학이 다른 전임 인사들과 신정부가 충돌할 여지가 높아지는데요. 특히 대통령이 추진하는 개혁 과제가 기존 관료 조직의 기득권에 저항할 경우 갈등은 더 깊어지죠.

문재인 정부도 일부 주요 공약은 시행까지 수개월이 걸렸는데요. 국정원 개혁과 검찰 개혁 등이 거센 내부 반발과 조직 간 ‘기싸움’ 양상으로까지 번졌죠. 이처럼 관료조직이 단기간 내에 정비되지 않으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명령이 실제 집행 과정에서 왜곡되거나 지연될 수 있습니다.

현재 윤석열 정부 부처 장·차관 등 정무직 공무원들은 인사혁신처에 일괄적으로 사직서를 냈는데요. 하지만 문재인 정부 상황을 비춰볼 때 이재명 대통령 또한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들의 사표를 선별적으로 수리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죠.


▲4일 국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에서 국군 교향악단이 팡파르를 울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4일 국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에서 국군 교향악단이 팡파르를 울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새 정부의 과제는 ‘속도’보다 ‘정교함’

즉시 집권은 속도를 요구하지만, 정교한 준비와 방향성이 기반이 돼야 하는데요. 임시 국정기구 신설, 내각 및 참모진 신속 인선, 정책 일관성과 연속성, 공약 현실화와 민생 안정 등 다양한 과제가 산재해 있습니다.

인수위가 부재한 상황에서는 국정기획위원회, 비상경제태스크포스(TF) 등 임시 조직이 필요한데요. 해당 기구는 정책 점검, 공약 정리, 국정 목표 설정 등 인수위의 핵심 기능을 대체하는 역할을 합니다. 문재인 정부 당시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대표적인 예죠.

이어 국무총리, 청와대 수석, 주요 장관 등 핵심 인사를 조기 지명해 초기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검증 절차를 대비하는 것은 필수고요.

국정의 안정성과 대외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국민통합 메시지’도 중요한데요. 이재명 정부는 기후에너지부 신설, 여성가족부 개편 등 공약에 따라 조직 개편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회 상임위 재조정이 불가피하죠. 그러나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으로 인해 혼선을 빚는 일을 경계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경제 정책이 새 정부의 첫인상을 좌우할 지점인데요. 민생정책 실행을 위해 부처 간 협업과 대통령실의 컨트롤타워 기능 강화도 필수적이죠. “준비된 대통령만이 인수위 없이 국정을 흔들림 없이 이끌 수 있다” 단순한 수사를 넘은 냉엄한 행정의 현실,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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