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대란에 '무리수' 특약…소비자 피해 키운다

입력 2025-06-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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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6-04 17:4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중입자 2억 보장에 '솔깃'
치료 현실성은 극히 낮아
과열경쟁에 보험료 부담만

▲세브란스병원 중입자 치료기. (사진제공=연세의료원)
▲세브란스병원 중입자 치료기. (사진제공=연세의료원)

보험사들의 무리한 특약 경쟁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보험사들이 잇따라 고액 보장 특약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지만 정작 실질적인 보험금 혜택은 체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험사들은 중입자 치료비와 암 치료비 등의 특약을 조합해 최대 1억~2억 원을 보장받을 수 있는 특약을 앞세워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일부 보험사는 해외 치료까지 보장하면서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입자 치료는 탄소 원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암세포에만 정밀하게 타격하는 첨단 방사선 치료법으로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적어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인 적용에는 여러 한계가 따른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6000만~7500만 원의 비용이 드는 데다 수술이 불가능한 난치암환자를 중심으로 수요가 높아 대기기간이 길다.

게다가 현재 국내에서 중입자 치료가 가능한 곳은 세브란스병원이 유일하다. 세브란스병원은 중입자 치료기를 3대 보유하고 있으며 서울대병원(부산 기장 중입자치료센터)은 2027년까지 2대, 서울아산병원은 2031년까지 3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물리적인 중입자 치료기 가동 한계도 걸림돌이다. 기기 과부하를 피하고자 하루 치료 가능한 환자 수가 극히 제한돼 있다. 이마저도 단발성 치료가 아닌 여러 차례에 걸쳐 치료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암의 종류나 병기(1기~4기)에 따라 치료 대상 여부도 다르다.

병원 입원실 비용을 보장하는 일부 특약도 현실과 동떨어진다. 상급종합병원이나 1인실 입원비용을 최대 70만 원까지 보장하는 상품도 등장했지만, 국내에 1인실 병상이 부족해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국 상급종합병원은 총 47개에 불과하고 세종, 경북, 제주 등에는 상급종합병원이 없다.

1인실 병상 수는 병원 전체 병상 수 대비 적은 만큼 이용이 제한돼 오히려 보장받지 못할 수도 있다. 이 같은 상품의 경우 불필요하게 보험료 부담만 키울 수 있다. 보험사의 비현실적인 상품 개발과 과잉 마케팅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소비자경보를 발령한 바 있지만 상품군만 바뀔 뿐 유사한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실효성이 극히 적은 고액보장 특약이 시장에 난립하는 배경에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의 영향이 크다. IFRS17 도입 이후 저축성 상품보다 보장성 상품이 회계상 유리해지면서 경쟁적으로 상품을 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상품이 등장했지만 소비자 보장성이 아닌 판매사(보험사) 수익성 위주의 상품도 적지 않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시장 전체가 보장성 상품을 둘러싼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향후 중입자 치료가 대중화된다고 하더라도 손해율이 급상승하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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