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도 7월 1일부터⋯넷플은 지난해 시행
콘텐츠 제작비는 오르는데 시장은 포화 상태
수익성 확보 위한 전략이지만 이탈 우려도
“결국 콘텐츠 경쟁력 있는 OTT로 몰릴 듯”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이 국내 이용자들의 계정 공유를 금지하고 나섰다. 콘텐츠 제작비는 천정부지로 오르는 반면 포화상태에 이른 OTT 시장은 새로운 가입자를 유치하기 어려워 수익성 확보에 비상등이 켜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는 이달 24일부터 국내 기존 이용자를 대상으로 계정공유를 금지할 예정이다. 북미와 유럽, 호주 등에선 이미 해당 정책을 시행 중이며 이번에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으로 확대한다. 신규 가입자에 대한 계정 공유는 이용 약관을 변경한 지난달 16일부터 제한했다.
디즈니플러스는 이용자 안내를 통해 “디즈니플러스 멤버십은 원칙적으로 하나의 ‘가구’ 내에서만 이용 가능하며 같은 가구 내 거주하지 않은 이용자는 별도의 디즈니플러스 멤버십을 구독해야 한다”고 밝혔다. 추가 회원 초대 기능을 도입한다. 계정 소유자가 추가 월간 요금을 지불하면 같은 가구 내에 거주하지 않더라도 추가 회원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티빙도 7월 1일부터 기준 기기를 중심으로 계정 공유를 제한한다. 4월 2일부터 6월 30일까지 계정의 기준 기기 등록을 진행하고, 사전 등록을 마친 기기 외에는 접속이 차단된다. 티빙과 합병을 앞둔 웨이브는 합병 이후 자연스럽게 티빙 정책을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선제적으로 지난해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계정 공유 제한을 시행했다. 동일 가구 외 이용자에게는 매월 4500원의 추가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이에 앞서 2023년 5월에는 미국을 포함한 100여 개 국가에서 계정 공유를 금지했다.
이처럼 OTT들이 계정 공유를 금지하고 나선 것은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콘텐츠 제작비는 천정부지로 상승하나 OTT 시장은 충분히 성숙해 새로운 가입자를 유치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러서다. 실제로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OTT 이용률은 2020년 66.3%에서 지난해 79.2%까지 증가했다.
이때 계정 공유를 제한하면 이미 OTT를 즐겨보던 이용자들이 새로운 가입자가 되며 유료 가입자가 늘어나고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넷플릭스의 경우 계정 공유 제한 정책을 도입한 2023년 2분기에 유료 가입자가 589만 명 증가했으며 다음 분기에는 900만명이 유입되는 성과를 낸 바 있다.
다만 가입자의 이탈 역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계정 공유가 불가능해지면서 당장 구독을 끊는 이용자가 생길 수 있어서다. 결국 이용자들의 가입 지속을 이끌 만한 콘텐츠 확보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OTT 업계 한 관계자는 “양질의 자체 콘텐츠를 확보하는 게 결국 OTT들에게 가장 중요해졌다”며 “OTT만의 자체 콘텐츠에 별다른 경쟁력이 없으면 이용자들이 별도로 결제하며 OTT에 남아있을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