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부터 다음달 24일까지 입찰 공고⋯7월말 우선협상대상자 확정
신규 위탁판매자, 연 3000억 매출+α⋯동아제약·오뚜기·웅진식품 등 거론

국내 생수(먹는샘물) 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 제주삼다수(삼다수)의 제주도 외 전 유통망 위탁판매권을 둘러싼 ‘물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해당 위탁판매권을 따내면 약 4000억 원 이상 매출을 낼 수 있는 만큼 식음료기업부터 제약사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3일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제주개발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5일부터 다음달 24일까지 ‘제주삼다수 제주도 외 위탁판매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진행한다. 제주개발공사는 이르면 7월 말 우선협상대상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계약 기간은 내년 1월 1일부터 2029년 12월 31일까지다. 이후에도 제주개발공사와 위탁판매사가 합의하면 1년 더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
유력한 입찰 참여 업체로는 현재 판권을 보유한 광동제약을 비롯해 △동아제약 △동아오츠카 △오뚜기 △농심 △웅진식품 △한국콜마 자회사 HK이노엔 등 식품ㆍ음료, 제약사 등이 다양하게 거론되고 있다.
다수의 기업들이 삼다수 위탁판매권에 관련 눈독을 들이는 것은 생수 시장 1위 브랜드 삼다수의 육지 판매권을 따내며 막대한 매출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위탁판매사 광동제약이 지난해 삼다수로만 약 32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이번 입찰 공고를 통해 제주개발공사는 내년부터 2029년까지 삼다수의 위탁판매 범위를 ‘대형마트’까지 확대하기로 하면서, 신규 위탁판매사의 매출은 훨씬 더 늘어날 전망이다. 작년 기준 제주개발공사가 대형마트 3사에서 거둔 삼다수 매출은 약 930억 원으로 집계됐다. 광동제약 매출과 더하면 신규 위탁판매사의 예상 연 매출은 약 4130억 원까지 늘어나게 된다.
신규 위탁판매자의 판매 범위는 제주도 외 대형할인점, SSM(기업형슈퍼마켓), 편의점, 하나로마트, 기업 간 거래(B2B)로 정해졌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주요 대형마트를 비롯한 대형할인점 판매권까지 내주면, 국내에서 제주도를 제외한 모든 유통채널에서의 판매권을 위탁판매사에게 넘기는 것이다. 제주개발공사는 대형마트 유통판매에 손을 떼고, 제주도 및 자사 애플리케이션(삼다수 앱) 판매와 수출 사업만 맡기로 했다.
현재 생수 시장 점유율은 제주삼다수가 40%를 차지해 압도적인 1위다. 뒤이어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13%), 농심 백산수(8%) 순이다. 올해 기준 삼다수 공급 가능 물량은 100만 톤(t)으로, 2027년 하반기 신규 라인 증설 이후 2028년부터 120만t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2013년부터 위탁판매를 맡아 온 광동제약이 판권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을지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그간 삼다수 매출에 의존해 온 광동제약은 입찰에 실패할 시 경영에 치명타를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광동제약의 별도 기준 작년 매출은 9748억 원으로 전체 매출 중 30%가량이 삼다수에서 나왔다.
업계 안팎에선 이번엔 삼다수 위탁판매권이 새로운 업체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식음료업계 관계자는 “삼다수 마진률을 두고 제주개발공사와 광동제약 간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양사가 합의하면 기존 계약 기간(4년)에 더해 1년 더 계약을 이어갈 수 있지만, 연장에 실패한 것은 그만큼 이견이 컸다는 방증이다.
광동제약 측은 이번 입찰은 정례적인 절차라며, 이견에 대해 선을 긋고 계약을 이어갈 것이란 입장이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이번 공개 입찰은 2021년 체결한 도외유통 계약만료 예정에 따라 진행되는 정례적 절차”라며 “삼다수의 우수한 품질과 프리미엄 가치를 소비자에게 안정적으로 전달해온 책임 있는 파트너로서 그간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번 입찰에도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