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이 기술 수출 제한‧학생 비자 취소 추가”
트럼프 “시진핑과 이야기 나눌 것 확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중국을 향해 미‧중 간 일부 관세를 한시적으로 유예한 이른바 ‘제네바 합의’를 위반했다고 지적하면서 양국이 맞부딪혔다. 합의 도출 20일 만이다.
미국은 중국이 희토류 등 핵심광물의 대미 수출을 재개하기로 해 놓고 이를 이행하지 않는 등 합의를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이에 중국은 미국이 중국에 대해 차별적인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며 맞섰다.
BBC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제네바 합의를 언급한 뒤 “나는 나쁜 상황에서 그들(중국)을 구하기 위해 빠른 협상을 했다”며 “나쁜 소식은 중국이 미국과의 합의를 완전히 위반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사람이 되어준 대가가 고작 이것이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중국이 어떤 합의사항을 위반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희토류 수출 조치를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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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어 대표는 이날 CNBC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들이 약속한 일부 핵심 광물의 흐름(중국에서 미국으로의 수출)을 보지 못했다”며 “중국은 핵심광물과 희토류 자석 같은 것에서 계속 속도를 늦추면서 흐름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4일 중국은 희토류 7종에 대한 대미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미국 측은 ‘중국은 4월 2일 부과한 대미 비관세 대응조치를 중단하거나 해제하기 위한 행정 조치를 취한다’는 합의에 따라 해당 수출 통제를 해제해야 함에도 그렇지 않는다는 것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전날 폭스뉴스에 중국과의 협상이 “정체”라며 중국이 후속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내놨다.
백악관은 중국에 압박성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CNN방송에 “미국에게는 중국에 책임을 물릴 다양한 옵션이 있다”며 “이미 취한 조치와, 취하고 있는 조치들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측의 공세에 중국도 지지 않고 미국의 대(對)중 수출통제 관련 조치 등을 문제 삼았다.
주미 중국대사관 류펑위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중국에 대한 “차별적 제한”을 중단하고 제네바 합의를 “함께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차별적 제한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핵심기술 수출 금지, 중국인 유학생 비자 취소 예고 등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특히 중국은 미국이 14일 전 세계 어디에서든 중국 화웨이의 인공지능(AI) 칩 ‘어센드’를 사용할 경우 미국의 수출통제 위반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한 뒤 희토류 수출 제한 해제 이행 의지가 약화됐다는 분석도 나오다.
주미 중국 대사관은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뉘앙스의 미국 측 주장에도 “양측은 여러 급에서 양자 및 다자 협의 계기에 경제와 무역 분야에서 각자의 우려를 둘러싼 소통을 유지해왔다”고 반박했다.
가까스로 이끌어낸 제네바 합의 이후 양국이 부딪히면서 갈등이 재점화하는 모양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 확신한다”며 전화 통화를 통한 갈등 봉합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