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의 꿈, 비틀에서 911로…세계 최대 자동차 그룹 폭스바겐 일궜다 [셀럽의카]

입력 2025-05-3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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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폭스바겐 홈페이지 캡처)
(출처=폭스바겐 홈페이지 캡처)

아우디, 포르쉐, 람보르기니, 벤틀리 등 12개 브랜드를 거느린 세계 최대 자동차 그룹인 폭스바겐. 그 시작은 다소 소박했는데요.

체코 출신의 기계공학자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1875~1951년)의 손에서 독일의 국민 브랜드이자 전 세계를 강타한 폭스바겐이 탄생하면서 서막을 열었죠.

히틀러와 얽혀있는 국민차의 탄생 비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포르쉐'를 세상에 내놓은 엔지니어입니다. 그는 포르쉐 이전에 '비틀'이라는 자동차로 세상을 놀라게 하는데요.

여기에는 나치 독일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와의 일화가 담겨있죠. 국민을 뜻하는 '폭스(Volk)'와 자동차를 뜻하는 '바겐(Wagen)'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국민차'라는 뜻이면서 현재 폭스바겐의 이름입니다.

1930년대 초 독일은 대공황의 여파로 경제적 어려움이 닥쳤는데요. 자동차는 부유층의 전유물이었고 일반 서민은 오토바이나 자전거에 의존했죠.

나치 정권의 수장 히틀러는 이를 기회로 삼았습니다. 그는 대중의 지지를 얻고 독일 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 국민차 프로젝트를 구상했는데요. 1934년 베를린 모터쇼에서 히틀러는 포르쉐를 만나 단순하고 튼튼하며 누구나 살 수 있는 차를 개발하도록 주문했습니다.

앞서 포르쉐 박사에게는 이미 소형차 프로토타입을 설계한 경험이 있었는데요. 그는 1935년부터 프로토타입(V1, V2, V3)을 개발하며 내구성과 대량 생산 가능성을 테스트했습니다. 1938년에 둥근 차체와 1.1L 공랭식 4기통 엔진을 탑재해 비틀의 초기 모델을 완성했죠.

(출처=VW AG 미디어)
(출처=VW AG 미디어)

전쟁에 화마 속에 휩싸인 '폭스바겐'
폭스바겐 공장은 볼프스부르크에 세워지면서 대량 생산 준비를 마쳤는데요. 안타깝게도 제2차 세계대전 발발로 민간 생산은 중단되고, 공장은 군용 차량 생산에 투입됐죠. 포르쉐 박사도 악명높은 '타이거' 전차 설계에도 참여하며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습니다.

이후 모두가 알다시피 나치 독일은 패배했는데요. 군용 차량 생산 등에 참여한 폭스바겐은 전범 기업으로 전락하게 되죠.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포르쉐 박사도 히틀러의 측근을 자처한 죄로 전범으로 체포돼 감옥에 갇힙니다.

이대로 사라질 뻔했던 폭스바겐 비틀의 전신은 뜻밖에 영국군에 의해 되살아나게 되는데요. 영국 군정부가 영국군에 납품할 차량을 생산할 것을 요구하면서 버려졌던 공장이 다시 돌아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1945년 말부터 비틀 생산이 본격화되며 미국, 유럽, 남미로 수출됐는데요. 전범 기업이라는 오명 속에서도 이 비틀은 독일의 적이었던 미국 본토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귀여운 외관에 연비 13㎞/L 최대 시속 100㎞/h의 비틀은 1972년 포드 모델 T를 제치고 세계 최다 판매 차량(1500만 대)을 기록했죠. 최종적으로 2150만 대가 판매되며 글로벌 히트를 하게 됩니다.

▲페르디난트 피에히 폭스바겐 회장. (블룸버그)
▲페르디난트 피에히 폭스바겐 회장. (블룸버그)

포르쉐 박사의 마지막 꿈, 스포츠카
포르쉐 박사는 비틀 생산 이전부터 스포츠카의 꿈도 품고 있었는데요. 1931년부터 그는 아들인 페리 포르쉐 박사(1909~1998년)와 함께 슈투트가르트에 설계 사무소를 설립하며 다양한 자동차 제조사와 협력하면서 기회를 모색했죠.

2차 세계대전 이후 포르쉐 박사는 프랑스에서 2년간 수감 생활을 겪었는데요. 그 와중에도 스포츠카의 디자인을 계속한 것으로 유명하죠.

그가 1951년 세상을 떠나면서 그의 아들 페리 포르쉐 박사가 꿈을 이어받습니다. 페리 박사는 1948년 폭스바겐 비틀의 차체와 부품을 활용해 포르쉐 356을 제작했는데요.

이후 1963년 포르쉐는 911을 선보였는데요. 후륜구동, 공랭식 복서 엔진을 탑재한 911은 포르쉐 부자가 추구한 가볍고 날렵한 주행 성능으로 스포츠카 시장에서 주목받았습니다.

폭스바겐과 포르쉐는 각각 비틀과 포르쉐 356의 성공을 발판으로 성장했는데요. 페르디난트 포르쉐의 딸 루이제 피에히와 아들 페리 포르쉐는 각각 폭스바겐과 포르쉐의 경영을 이끌었습니다.

피에히 가문이 이끄는 폭스바겐은 1965년 아우디를 인수하며 프리미엄 시장에 진출했는데요. 1986년 스페인 세아트, 1991년 체코 스코다를 흡수하면서 승승장구하게 됩니다. 1993년 루이제의 아들이자 페르난디트 박사의 외손자인 페르디난트 피에히(1937~2019년)가 회장의 자리에 오르면서 람보르기니ㆍ벤틀리ㆍ부가티까지 품에 안았죠.

피에히 회장은 한 형제와 같던 포르쉐는 2009년 인수합병에 성공했는데요. 앞서 2005년 포르쉐는 폭스바겐 지분을 매입하며 지배를 시도한 것을 역으로 되받아쳤죠. 2009년과 2012년을 걸쳐 포르쉐의 지분을 모두 매입한 피에히 회장은 이 과정을 통해 가문의 유산을 하나로 묶었는데 성공했습니다.

▲26일 인천 중구 스튜디오파라다이스에서 열린 폭스바겐 신형 아틀라스 미디어 론칭 행사에서 '신형 아틀라스'가 공개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인천 중구 스튜디오파라다이스에서 열린 폭스바겐 신형 아틀라스 미디어 론칭 행사에서 '신형 아틀라스'가 공개되고 있다. (연합뉴스)

유럽을 넘어 전 세계로 향하는 폭스바겐
아우디, 람보르기니, 부가티, 벤틀리, 세아트, 스코다를 모두 흡수하고 포르쉐마저 장악한 폭스바겐그룹은 명실상부 유럽의 일인자로 자리 잡는데요. 2023년 폭스바겐 그룹은 유럽 시장 점유율 26%를 차지했고 연간 900만 대 판매를 기록하며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사로 올라섰습니다.

최근 폭스바겐은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틀라스를 출시했는데요. 폭스바겐 신형 아틀라스는 EA888evo4 2.0L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TSI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273마력(PS), 최대토크 37.7kg.m의 퍼포먼스를 발휘하는데요. 전자제어식 첨단 4모션 AWD 시스템을 통해 에코, 컴포트, 스포츠, 커스텀, 오프로드, 스노우 모드 등을 제공하죠.

아틀라스는 폭스바겐그룹이 2017년 미국 시장 전략 모델로 처음 선보인 대형 SUV입니다. 한국 시장에 소개되는 신형 아틀라스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 출시된 최신 모델로 외부 디자인과 실내장식을 대폭 개선하고 신형 엔진을 탑재하는 등 신차급 변경이 이뤄졌죠.

아틀라스는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폭스바겐 모델 중 티구안 LWB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전년 대비 24.1%의 높은 판매 성장을 달성하는 등 대형 SUV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큰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SUV입니다.

비틀에서 시작한 페르디난트 포르쉐의 꿈은 폭스바겐과 포르쉐로 이어졌는데요. 비록 흑역사도 있었지만, 그는 국민차와 스포츠카의 경계를 허문 업적을 세웠습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이 있는 폭스바겐과 포르쉐-피에히 가문은 과연 어떤 미래를 구상하고 있을까요? 전 세계가 폭스바겐을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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