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U+ 번호이동 시 아이폰16 프로 최대 92만원
SKT 영업 재개·단통법 폐지…경쟁 더 치열해질까
"휴대폰 사려면 올여름에 사야한다"

SK텔레콤의 대규모 해킹 사태 이후 통신 3사가 적극적인 지원금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해킹 사고 이후 고객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SKT와 빼앗아오려는 KT, LG유플러스 간 눈치 싸움이 활발하다. 이달 중순 SKT의 영업이 재개되고 다음 달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 폐지되면 경쟁은 더 격화될 전망이다.
1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는 최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S25와 아이폰 16의 공시 지원금을 기존 최대 50만 원에서 70만 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KT는 지난달 24일 갤럭시 S25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70만 원으로 상향했다. 여기에 추가 지원금 10만 5000원을 더해 고객은 최대 80만5000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KT는 아이폰16 프로·프로맥스 공시지원금 역시 기존 45만 원에서 65만 원으로 20만 원 높였다.
LG유플러스도 지난달 27일부터 갤럭시 S25 시리즈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최대 70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기존 지원금 규모보다 최대 20만 원가량 높였다. LG유플러스는 아이폰 16 프로에 대한 공시지원금도 최대 70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여기에 추가 공시지원금 10만5000원, 전환지원금(번호이동) 최대 10만 원, 추가 전환지원금 1만5000원을 고려하면 고객은 최대 92만 원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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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금 경쟁이 촉발된 건 KT와 LG유플러스에서 해킹 사태 이후 SKT를 떠나려는 고객 모시기에 나서면서다. 지난달 30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해킹 사고를 발표한 4월 22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45만 명 이상의 고객이 SKT를 떠났다. 이중 약 25만 명이 KT로, 약 20만 명이 LG유플러스를 선택했다.
SKT는 현재 신규 영업을 중단한 상태이지만, 기존 고객의 이탈을 방어하기 위해 기기 변경 지원금을 올렸다. SKT는 KT가 지원금을 상향한 바로 다음 날인 지난달 25일 갤럭시 S25 시리즈 공시지원금을 기존보다 20만 원 상향해 최대 68만 원으로 높였다. 임봉호 SKT MNO 사업부장은 “지원금을 상향한 건 기존 고객의 이탈을 방어하는 목적”이라며 “판매점들 신규 고객 유치에 대한 장려금을 인상한 건 판매점에서의 영업을 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 수준”이라고 말했다.
통신 업계에서는 SKT가 신규 영업을 본격적으로 재개하는 이달 중순 이후에 더욱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설 거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유심 교체 예약자 전원에 대한 조치가 완료돼야만 영업 재개가 가능하다는 입장인데, 업계에서는 이를 이달 중순으로 보고 있다.
이번 지원금 상향 경쟁은 해킹 사태에 따른 일시적 대응을 넘어, 곧 있을 단통법 폐지 이후 치열해질 보조금 경쟁의 전초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보조금 경쟁 빗장이 풀리는 단통법 폐지 시행일은 7월 22일이다. 통신 업계 일각에서 "휴대전화를 바꾸려면 올해 여름에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통신시장 둔화로 단통법이 시행되기 전인 2014년 이전만큼 통신사들이 대규모 지원금 공세에 나설지는 업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폐지 법안이 통과됐을 때만 하더라도 예전만큼 경쟁이 치열하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최근에 SKT 해킹 이후로 지원금 경쟁에 불이 붙어 상황이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