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스타벅스도 외면한 ‘신세계 I&C 키오스크’

입력 2025-06-0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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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명동점 시작으로 키오스크 도입
시스템 불안정 등으로 계약 철회 사례도
신세계 I&C, 그룹 내 리테일테크 아픈 손가락

▲신세계I&C가 스타벅스 앱에 블록체인 기술 및 NFT 서비스를 작년 1월 도입했다. 한 고객이 스타벅스 앱을 통해 커피를 주문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타벅스코리아)
▲신세계I&C가 스타벅스 앱에 블록체인 기술 및 NFT 서비스를 작년 1월 도입했다. 한 고객이 스타벅스 앱을 통해 커피를 주문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타벅스코리아)

국내 커피 전문점 1위 기업 스타벅스코리아(스타벅스)가 최근 키오스크를 도입하면서 시스템 불안정 평가를 받는 같은 계열사 제품을 외면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고객과의 소통을 강조해온 스타벅스가 키오스크 도입 초기에 발생할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조처란 해석이다.

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스타벅스 운영법인 SCK컴퍼니는 키오스크 도입을 위해 신세계 I&C가 아닌 다른 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스타벅스는 지난달 말부터 명동점을 시작으로 일부 매장에 키오스크를 속속 설치하고 있다. 그동안 스타벅스는 고객과의 ‘직접 소통’을 원칙을 고수하며 키오스크를 활용하지 않았지만 최근 국내 도입을 확정했다. 서울 명동을 시작으로 10개 안팎의 매장에 시범 도입할 계획이다.

스타벅스 키오스크 도입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는 SCK컴퍼니가 같은 그룹 계열인 신세계 I&C와 계약할 것으로 점쳐졌다. 글로벌 리테일테크(Retail-tech) 기업을 표방하는 신세계 I&C는 클라우드 기반 POS 시스템 등을 운영하면서 이마트 등 주요 계열사를 활용해 덩치를 키워왔기 때문이다. 이미 편의점 이마트24의 무인 매장 시스템 등을 공급했고 지난달 23일에도 이마트와 486억 원 규모의 정보기술(IT) 서비스 제공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1월엔 스타벅스 앱에 블록체인 기술 및 NFT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스타벅스가 신세계 I&C가 아닌 다른 업체와 키오스크 계약을 맺은 이유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세계 I&C의 시스템 품질 문제를 지적하고 있고, 다른 일각에서는 입찰 비용도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타벅스는 최근 진동벨 등을 일부 매장에서 도입했는데 고객과 직접 소통이라는 원칙을 깨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있다. 그런데도 키오스크를 시범 설치에 나선 이유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소통 문제와 소비자 편의 강화 차원이다. 때문에 키오스크 도입에 따른 비판 최소화를 위해 무엇보다 안정적인 시스템을 갖춘 업체를 선호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신세계 I&C의 키오스크 시스템은 업계 안팎에서 불안정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미 신세계그룹 여러 계열사와 외부 거래처 등에서 키오스크 시스템 관련 불만이 적잖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사는 신세계I&C와 키오스크 솔루션 공급 계약을 맺었다가 3월 말 계약을 철회했다. 주문이 몰리는 점심시간 전후 시스템 불안정으로 오류가 속출했기 때문이란 전언이다.

해당 커피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전 매장에 신세계I&C 클라우드 POS 방식의 키오스크 솔루션을 공급하기로 계약했는데, 30% 이상 진행하다 중단했다”며 “주문이 몰리는 시간대에 시스템 불안정으로 결제 실패가 계속돼 가맹점주들이 정상적인 영업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른 업체를 찾으려면 시간과 비용이 추가되지만, 이를 감수하고 결국 계약을 철회했다”며 “새 시스템 회사를 찾는 과정에서 다른 회사들도 신세계 I&C 키오스크 솔루션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신세계 I&C의 시스템 불안은 그동안 꾸준히 리테일 테크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에게도 아픈 손가락이 될 수 있다. 앞서 정 회장은 2020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유통 전시회 NRF 2020에 참석,신세계 I&C 부스를 둘러보는 한편, 글로벌 유통 기업들의 다양한 디지털 혁신 사례를 참고했다. 당시 유통과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디지털 쇼핑환경을 구축해 고객의 발길을 되돌리겠다는 전략에 힘을 준 것으로 해석됐다. 정 회장은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행사장에서 트럼프 정부 AI·암호화폐 정책 책임자와 만나서도 “AI 같은 신기술을 유통에 접목해 고객 경험을 확대하는 부분에 관심이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세계 I&C는 그룹 내 디지털 전환과 AI 활용에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계열사 결제, 고객관리 등에서 신세계 I&C의 리테일 경쟁력 강화 후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신세계 I&C가 스타벅스 키오스크 솔루션을 맡았다면 향후 사업 확장에 중요한 포트폴리오가 됐을 것”이라며 “스타벅스가 신세계 I&C 키오스크 탑재를 고사한 것은 내부 거래에 대한 부담, 시스템 불안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짚었다.

한편 신세계 I&C 관계자는 “품질 문제보다는 다른 여러 이유로 스타벅스가 다른 업체를 선정한 것으로 안다”며 “이미 다른 대형 유통기업에도 저희는 키오스크를 안정적으로 공급 중인 선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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