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혁당 재건위’ 故 진두현 씨 재심 무죄…사형 확정 49년만

입력 2025-05-29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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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2017년 재심 청구…6년 만에 개시
서울고법, 무죄 선고…“가혹행위로 진술”

박정희 정권 시절 이른바 ‘통일혁명당(이하 통혁당) 재건위원회 사건’에 연루돼 사형을 선고 받고 16년간 옥살이한 재일교포 고(故) 진두현 씨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사형 확정판결 49년 만이다.

▲ 서울 서초동 대법원. (뉴시스)
▲ 서울 서초동 대법원. (뉴시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29일 진 씨와 고(故) 박석주 씨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이날 “원심 판단에 증거 능력, 자백의 임의성과 보강 증거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통혁당 재건위는 1968년 8월 중앙정보부가 ‘북한 지령을 받은 인사들이 당을 결성해 반정부‧반국가단체 활동을 했다’며 발표한 대규모 간첩단 사건이다.

진 씨와 박 씨는 1974년 9~10월 육군보안사령부(보안사)에 연행돼 불법 구금된 상태에서 가혹 행위가 동반된 수사를 받았다. 재판에 넘겨진 진 씨와 박 씨는 1976년 대법원에서 사형과 징역 10년이 각각 확정됐다.

진 씨는 1991년 특별사면‧복권 결정을 받아 석방됐지만 박 씨는 복역 중인 1984년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박 씨는 사후 1999년 특별사면‧복권 결정을 받았다.

유가족은 2017년 10월 수사 과정에서 불법 행위가 있었다는 이유로 재심을 청구했다. 재심은 유족들 청구가 있은 지 6년 만에야 개시됐다.

재심을 맡은 서울고법은 지난해 10월 두 사람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원심 재판부는 “국가의 형벌권 대상은 법률의 실체적 진실을 엄격한 증명으로 밝힐 때 정당화될 수 있다”며 “엄격한 증명을 위해서는 적법하게 수집된 증거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의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듯한 취지의 진술은 보안사에 의해 불법 구금돼 가혹행위를 당한 이후 임의성(자발성)이 없는 상태에서 이뤄진 걸로 보인다”며 “위법수집증거 배제 원칙에 따라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어렵다”라고 판시했다.

검찰이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2심 판결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이날 상고를 기각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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