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이야말로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가 시급한 상황이다.”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소공연 대회의실에서 열린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 촉구 기자회견’에서 “소상공인들의 설 자리가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송 회장은 “내수 부진으로 소상공인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중개 플랫폼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입점 수수료나 중개 수수료, 배달비, 광고료, PG 수수료 등 관련 비용을 제하고 나면 손에 쥐는 수익은 터무니없이 적음에도 중개 플랫폼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고착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들이 수십 년간 일궈온 시장에 혁신을 가장하고 들어와 소비자들에게 선심성 쿠폰을 뿌리며 시장을 장악하고 이후에는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소상공인들에게 빨대를 꽂아 자신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송 회장은 “22대 국회에 계류 중인 플랫폼 규제 법안만 22건으로 차기 정부는 즉시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을 제정해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의 무분별한 갑질을 규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차원에서 배달앱, 숙박앱 등 공공플랫폼 지원‧개발에 나서 민간단체와 연계해 활성화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참석자들은 현장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을 전달하고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을 요구했다. 장유진 유통 플랫폼위원회 부위원장은 “대리운전은 소상공인이 새로운 직업군을 형성하고 대중교통 수단으로까지 위상을 높인 업종이지만 대기업이 뛰어들면서 상황은 급변했다”고 호소했다. 그는 “최소한 대기업 플랫폼은 소상공인과 소비자의 연결 고리만 해주는 간접적인 사업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숙박업 경영자들은 심의기관을 발족해 숙박예약앱의 과도한 수수료와 광고비를 지속해서 논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불공정 관행은 법적 규제를 마련해 통제하고 할인쿠폰은 플랫폼이 아닌 숙박업 경영자들이 직접 결정해 발행하는 형태로 변경돼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김보배 대한숙박업중앙회 마포지회장은 “최근 플랫폼이 숙박업 경영자들을 위해 상생안을 내세우고 있지만 미봉책에 불과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회원이 많다”며 “형식적 제스처가 아닌 업계가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상생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회장은 “수수료, 광고비에 대한 대가를 지나치게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적인 갈등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또 “이용자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이 중개거래에 그치지 않고 직접 숙박시설을 운영‧설립하는 과정에 개입한다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짚었다.
마트를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은 최근 배달의민족 B마트의 전국 서비스 확대와 지역 진출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담았다. 박춘관 전주수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은 “대기업 플랫폼은 규모의 경제와 데이터 독점, 자체 브랜드 유통까지 결합하며 지역 영세 상인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박 이사장은 “전국 어디든 B마트가 들어서는 순간 그 주변의 전통시장과 소상공 유통업자들은 상권 붕괴와 매출 급락을 피할 수 없다”며 “이는 단순한 시장경쟁이 아니다. 공정하지 않은 경쟁, 불균형한 유통질서의 붕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유통 독점 방지 대책 마련 △지역 소상공인과의 상생 모델 법제화 △정부 및 지자체의 선제적 규제와 보호 정책 촉구 등을 요구했다.
송 회장은 “소공연에 온라인 플랫폼 소상공인 민원신고센터를 설치해 소상공인들의 억울한 민원을 취합하고 실태조사 진행, 온라인 플랫폼 자율분쟁조정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민간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