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유통소비재분야 전문가들은 소비 심리 회복을 위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번째 과제로 ‘경기 활성화 지원책’을 꼽았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월간 소비심리지수 추이를 보면 12·3 계엄 이슈로 인해 83까지 하락했다가 대선을 앞둔 현재 100 안팎까지 회복한 상태"라며 "새 정부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역 상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액 상품권을 제공하는 방식도 소비 증진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진경 산업연구원(KIET) 신성장동력연구실장도 내수부진 속 소비 활성화 방안으로 “관광산업처럼 복합적 소비가 이뤄지는 분야의 활성화를 촉진하는 동시에 코리아세일페스타와 같은 대규모 소비 진작 행사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실질적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제언했다. 구 실장은 "이를테면 농축수산물 할인쿠폰 확대, 숙박·외식쿠폰, 온누리상품권·지역화폐 사용처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소비 활성화 정책이 '헬리콥터 머니'가 되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서용구 교수는 "비수도권 지역의 전통시장이나 해당 지역 대형마트 등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지방상권을 살려야 한다"며 "지방도시에서 돈을 쓰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그 지역을 방문해야 하는 만큼 지역 상인들에게 가뭄의 단비와 같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불렸던 유통규제 개선 필요성도 거론됐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경기가 좋지 않은 만큼 유통업체 실적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 시점에서는 가능한 한 규제를 전향적으로 살펴보고 불필요한 허들에 있어서는 해소해주는 것이 맞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커머스 등장으로 업황이 악화한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 완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정 교수는 "10년 전 대형마트에 방점을 두고 만든 규제가 현재까지 그대로"라며 "국내 유통산업 환경이 빠르게 바뀐 만큼 오프라인 유통산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대형마트 규제가 현실적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대표적인 '역차별 규제'로 꼽히는 주말 의무휴업일 규제 개선과 온라인 심야배송 금지 규제, 출점 규제 등을 전향적으로 바꿔나가야 한다는 시각이다.
국내에 난립 중인 이커머스 플랫폼에 대한 관리감독 필요성도 내비쳤다. 그는 "최근 알리나 징둥 등 해외 유통 플랫폼들이 빠르게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는 실정"이라며 "플랫폼의 규모나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영향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플랫폼 규제 정책을 정교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에 그는 "플랫폼 산업에 대한 정책이 국내 토종 플랫폼들을 성장시키고 육성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전문가들은 K푸드, K푸드 등 해외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국내 유통·제조사들이 대내외 변수에 흔들리지 않고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글로벌 스탠다드(국제기준)’ 확립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한목소리를 냈다. 정연승 교수는 “유통업체가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글로벌 스탠다드 확립과 규제 개선 등 지속 성장의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