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팀 쿡, 트럼프 중동 순방 합류 거절해 미운털”

중동 순방서 팀 쿡 저격했던 트럼프
인도 생산 확대에 순방 동행 거절까지 겹치자 관세 위협
“미국 외에서 생산하면 25% 관세 내야할 것”

▲2019년 3월 6일(현지시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백악관에서 열린 한 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애플 최고경영자(CEO)인 팀 쿡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앞두고 동행을 거부하면서 미운털이 박혔다고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3~16일 중동 순방 중 팀 쿡을 저격하는 발언을 한 배경에는 백악관이 제안한 순방 합류를 쿡이 거절한 일이 있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미국 기업 CEO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가리키며 “팀 쿡은 여기 없지만 당신은 여기 있다”고 노골적으로 참석자를 추켜세웠다.

카타르에서는 “쿡과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며 애플의 미국 투자를 언급하면서도 “인도에 공장을 짓는다고 들었다. 그렇게 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3일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오래전에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이 인도 혹은 다른 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제조되기를 바란다고 쿡 CEO에게 알린 바 있다”며 “그렇지 않는다면 애플은 최소 25%의 관세를 내야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같은 관세 위협은 쿡이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아끼던 미국 기업 CEO에서 백악관의 가장 큰 표적으로 바뀌었다는 신호라고 NYT는 분석했다.

포 코너스 퍼블릭 어페어스의 누 웩슬러는 “공개적인 관계가 역효과를 낳았다”고 평가했다. 양측의 움직임이 주목받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애플에 관대하거나 관세와 관련해 협상을 타결할 유인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강하게 압박하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애플이 여러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백악관의 관세 압박은 애플과 팀 쿡에게도 악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관세 문제 외에도 지난달 앱스토어 결제 수수료 관련 소송에서 패소했다. 또 팀 쿡과의 관계가 나빠지면서 2019년 회사를 떠난 수석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가 최근 오픈AI에 합류하면서 애플의 잠재적 경쟁자로 나타났다.

3월에는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음성 비서 시리의 핵심 기능 일부 출시를 연기하면서 애플의 AI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애플의 기업가치는 팀 쿡이 회사를 맡은 2011년부터 2조5000억 달러(약 3425조 원) 이상 늘어났지만 올해 들어 주가가 22.02%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