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당일 국회 현장 지휘’ 이상현 전 여단장 출석
시민단체, 재판부에 ‘尹 재구속’ 3.6만 명 서명 제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죄 재판에서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대통령 지시로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26일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의 5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대선 전 진행되는 마지막 공판으로, 윤 전 대통령은 오전·오후 재판 모두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이날 재판에는 이상현 전 육군 특전사령부 1공수여단장(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전 여단장은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서 현장을 지휘한 인물이다. 현재 내란 중요임무 종사,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전 여단장은 “(국회로) 이동 중에는 민간인 대처가 저희 임무라고 생각했는데 국회에 도착하고 나서 (곽종근) 사령관님이 긴박하게 ‘의원들을 다 밖으로 내보내라’는 지침을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저뿐만 아니라 제 차에 탄 인원들이 ‘의원들과 민간인들을 분리하라는 건가, 의원들이 싸우고 있나’라고 생각했다”며 “어느 순간 인식했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나중에 돼서야 의원들을 끄집어내는 게 사령관 지시라는 걸 인식했다”고 덧붙였다.
‘국회의원의 활동을 방해한다는 인식을 하지 못했나’라는 검찰 질문에 이 전 여단장은 “만일 최초부터 사령관께서 ‘계엄이 발생했으니 국회에 들어가 의결하지 못하게 해’라고 했다면 단연코 누가 그 임무를 수행하겠나”라며 “가다 보니 늪의 한가운데 들어가 있고 제 부하들이 뒤로 따라서 쭉 들어오는 그런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 전 여단장은 “사령관님께서 화상회의를 했는데 대통령께서 문을 부숴서라도 국회의원을 끄집어 내라, 전기라도 끊을 수 없냐고 했다고 말씀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반적 훈련, 군사 작전을 할 때는 상급 지휘관이 지시한다. 대통령님 워딩이 나오고 시민들 행동을 보면서 ‘우리가 잘못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고 했다.
아울러 이 전 여단장은 곽 전 사령관으로부터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는 지시를 받을 때 “도끼라는 단어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도끼는 곽 전 사령관이 아닌 대통령이 지시한 걸로 이해했나’라는 질문에는 “그렇게 이해했다”고 답했다.
한편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군인권센터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윤 전 대통령은 중대한 인권 침해 범죄자다. 법원은 증거 인멸 및 피해자 위협 우려를 고려해 구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윤 전 대통령의 재구속을 요구하는 시민 3만6000여 명의 서명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