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손 中 공략 나선 韓 게임사⋯하반기 본격 만리장성 넘는다

중국 게임 시장 규모 세계 2위⋯한국의 9배 수준
中 게임 위상 독보적⋯글로벌 매출 상위권 점령
넥슨ㆍ크래프톤, 호실적에 중국 매출 기여 톡톡
시프트업, '승리의 여신: 니케' 텐센트와 中 출시
위메이드, '미르M' 3분기 중 중국에 선보일 예정
엔씨소프트도 텐센트와 함께 '리니지2M' 中으로

하반기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중국에 게임을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이를 통해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세계 게임 시장 2위인 '큰 손' 중국에서의 흥행 여부가 국내 게임사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다.

26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게임 시장은 1236억 달러(약 179조 원) 규모로 세계 2위를 기록했다. 한국(134억 달러, 약 18조 원) 게임 시장의 9배 수준이다.

중국 게임들의 위상도 독보적이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달 글로벌 모바일 게임의 매출 상위 10개 게임 중 4개가 중국 게임이었다. △1위 텐센트의 ‘왕자영요’ △2위 펀플레이의 ‘라스트워: 서바이벌’ △3위 센추리게임즈의 ‘화이트아웃 서바이벌’ △9위 미호요의 ‘붕괴: 스타레일’ 등이다.

이러한 큰 손을 접수한 국내 게임사는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만 전체 매출의 33%를 벌어들이는 넥슨과 배틀그라운드의 중국 모바일판인 '화평정영'의 인기를 몸소 실감하고 있는 크래프톤이 그 예다. 넥슨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820억 원, 영업이익 395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약 5%, 43% 늘어난 수치다. 크래프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8742억 원, 영업이익은 4573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1%, 47%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게임사들 역시 중국 진출에 나섰다. 22일 시프트업은 '승리의 여신: 니케'를 텐센트와 손 잡고 중국에 정식 출시했다. 니케의 중국 버전은 출시한 지 5일차 중국 iOS 매출 순위 15위를 유지하고 있다. 서드파티 앱마켓 사업자들이 많은 중국 시장을 감안하면 실제 매출은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게임은 출시 직후부터 빌리빌리와 탭탭 등 현지 앱마켓에서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위메이드는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미르M'을 3분기 중 중국 출시할 예정이다. 섬세한 현지화를 통해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박관호 위메이드 대표는 14일 1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북경 현지 개발자 60~70명을 채용했고 본사 10여명이 지원하고 있다"며 "실제 게임 내용으로 보면 그래픽은 미르과M 비슷한 수준이지만 콘텐츠 측면에서는 중국 유저들이 많이 좋아하는 전기 스타일의 장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도 모바일 MMORPG '리니지2M'으로 중국에 진출한다. 최근 텐센트가 주최한 ‘스파크 2025’ 행사에서 리니지2M이 주요 퍼블리싱 타이틀로 공개되며 중국 게이머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다음 달부터는 현지 이용자 테스트 모집이 시작된다. 엔씨소프트는 텐센트와 협업을 통해 리니지2M의 완성도 높은 현지화 작업을 추진해 중국 유저들의 겜심 사냥에 돌입할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의 흥행이 사실상 실적을 담보해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 됐기 때문에 판호 발급이 중요해졌다”면서도 “그럼에도 판호를 획득한다고 해서 무조건 흥행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니 결국에는 중국 유저들을 저격하는 게임사가 실적을 크게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