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대중화’ 꽃 피운 필리핀…과일소주 넘어 일반소주도 인기[글로벌 적시는 K-소주(中)]

입력 2025-05-2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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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규 대표 “필리핀은 글로벌 비전 실천 모범 시장”

교민 중심에서 현지인까지 확대
지난해 일반소주 판매 비중 68%
현지화 전략과 한류 영향력 조화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가 18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하이트진로)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가 18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하이트진로)

해외 시장에 진출한 K-소주는 과일소주 위주로 호응이 큰 편이지만, 하이트진로는 적극적인 현지화 공략을 통해 필리핀에서 과일소주뿐 아니라 일반소주까지 현지 소비자의 삶에 제대로 파고들었다. 필리핀에서 ‘소주의 세계화, 진로(JINRO)의 대중화’라는 글로벌 비전의 성공 사례를 구축한 것이다.

하이트진로는 18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애드미럴 호텔 마닐라에서 ‘필리핀 일상 속으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필리핀 시장에서의 진로의 대중화 성과 등을 발표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필리핀은 소주의 세계화와 진로의 대중화가 가장 모범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시장”이라며 “필리핀에서 진로가 대한민국 소주의 역사를 새롭게 써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창립 100주년을 맞아 소주 세계화를 넘어 대중화에 방점을 찍겠다는 ‘글로벌 비전 2030’을 제시했다. 전 세계 주류 시장에서 진로 브랜드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소주 1위 브랜드로 도약한다는 것이 골자다.

하이트진로는 필리핀을 동남아시아 국가 중 현지화가 가장 성공적으로 안착한 시장으로 평가하고 있다. △진로의 주요 소비층이 교민에서 현지인 중심으로 전환됐고 △과일소주에서 일반소주로 음주 문화가 변했으며 △대부분 유통 채널에서 진로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됐기 때문이다.

▲국동균 하이트진로 필리핀법인장이 18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기자간담회에서 현지 주류 시장 특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하이트진로)
▲국동균 하이트진로 필리핀법인장이 18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기자간담회에서 현지 주류 시장 특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하이트진로)

국동균 하이트진로 필리핀법인장은 “필리핀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성숙한 주류 시장 중 하나로, 진로에 대한 높은 접근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글로벌 전략을 실행해온 전초기지 역할을 해왔다”며 “필리핀에서 진로는 동반 성장으로 시작해 현지화를 거쳐 필리핀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필리핀 시장의 성공은 하이트진로의 현지화 전략과 한류의 영향력이 조화를 이룬 결과로 평가된다. 초기 필리핀 소주 시장은 교민 중심이었으나, 현지 교민 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하이트진로 소주 수출은 오히려 증가했다.

27일 재외동포청에 따르면 2013년 약 8만8000명이던 필리핀 내 재외동포 수는 2023년 약 3만4000명으로 61%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하이트진로의 필리핀 소주 수출량은 약 3.5배 증가했다. 2022~2024년 연평균 성장률은 41.7%에 달한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진로의 주 소비층이 교민에서 현지인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18일(현지시간) 찾은 필리핀 최대 규모 슈퍼마켓 퓨어골드(Puregold)에 진로(JINRO)의 과일소주 및 일반소주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마닐라=연희진 기자 toyo@)
▲18일(현지시간) 찾은 필리핀 최대 규모 슈퍼마켓 퓨어골드(Puregold)에 진로(JINRO)의 과일소주 및 일반소주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마닐라=연희진 기자 toyo@)

필리핀 소주 시장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소비 패턴의 변화다. 동남아 시장에서는 주로 과일소주의 달콤한 맛과 낮은 도수가 현지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필리핀은 과일소주로 소주 문화를 접한 소비자들이 점차 한국식 일반 소주로 전환하며 독특한 시장을 형성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2021년 필리핀 내 소주 판매 구성 비중은 과일소주가 61%로 우세였는데, 2024년에는 일반 소주가 68%로 역전했다. 필리핀 소비자들이 소주의 본질적인 매력과 한국 음주 문화를 받아들이며 일반 소주를 선호하게 된 것.

국동균 법인장은 “과일소주를 통해 소주를 처음 접한 소비자들이 한국 음식과의 페어링, 소주와 다른 주류·음료를 섞어 마시는 문화, 건배 문화(따가이) 등 한국식 음주 경험에 매력을 느끼며 일반 소주로 자연스럽게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는 소주 시장 진출 초기 한인 소비층에 의존하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현지 유통사 등과 손을 잡고 필리핀 전역으로 유통망을 확대했다. 현지 최대 유통사 PWS(Premier Wine & Spirits) 및 SM그룹,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 S&R 멤버십 쇼핑, 편의점 세븐일레븐 등 다양한 유통채널에 입점했다.

마이크 산빅토레스(Mike Sanvictores) PWS 매니저는 “진로는 마닐라 등 대도시뿐 아니라 지방 소규모 마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술로, 높은 접근성이 수입 증류주 중 가장 큰 경쟁력”이라며 “필리핀 경제 회복에 따른 주류 시장의 프리미엄화, 확대되는 칵테일 문화, 이커머스 채널의 성장, 한류 영향력 확산 등이 소주의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류 확산과 K푸드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는 점도 소주 대중화에 힘이 되어주고 있다. 현지 인기 삼겹살 프랜차이즈 ‘삼겹살라맛(Samgyupsalamat)’과 ‘로맨틱 바보이(Romantic Baboy)’와 손을 잡고 한국 음식과 소주의 페어링 문화를 알리고 있다.

국 법인장은 “진로의 접근성, 높지 않은 도수, 쉬운 음용 방법 등에서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현지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K컬처 영향력과 함께 현지 인플루언서 등을 활용해 올해 두 자릿수 수준의 고성장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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