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의약품 시장 규모가 커지고 연구 수준이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오면서 글로벌 빅파마들도 국내 기업·기관·병원과의 협력 기회를 넓히고 있다.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의약품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5.3% 증가한 31조4513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37%, 전체 제조업 분야 대비 5.64% 수준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8.2%로 같은 기간 GDP 성장률 3.8%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글로벌 임상시험 등록사이트 클리니컬트라이얼스(ClinicalTrials)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신규 등록된 전 세계 제약사 주도 의약품 임상시험(단일국가 및 다국가 임상시험)은 4667건이며, 임상시험 수행 국가별 순위에서 한국은 미국과 중국, 호주, 스페인, 독일에 이어 6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한국이 제약바이오강국으로 도약하면서 글로벌 빅파마들이 한국 내 다양한 기관·병원들과 협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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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최근 세브란스병원과 국내 환자의 혁신 치료 접근성 향상을 위한 임상시험 협력 강화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양 기관이 고품질의 임상시험을 적시에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세계적 수준의 연구자와 임상시험 전문성을 갖춘 세브란스병원을 통해 국내 만성질환, 희귀질환, 암 환자들에게 혁신적인 치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협약에 따라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세브란스병원에 기존 및 향후 개발 포트폴리오에 대한 임상개발 계획을 공유하고, 임상시험이 적시에 원활히 운영될 수 있도록 최적화된 실행 방안을 설계할 예정이다. 특히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등 신약에 대한 고난이도 임상시험을 국내에서 보다 원활히 수행함으로써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로슈는 최근 뉴클리에이트와 한국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 및 인재양성을 위한 상호 협력을 약속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뉴클리에이트는 차세대 바이오텍 리더 양성을 목표로 설립된 학생 주도의 비영리 단체다. 2019년 하버드 바이오텍 클럽의 학생 주도 프로그램에서 시작해 현재는 전 세계 20개국 이상에서 41개 챕터를 운영 중이며 120개 이상의 학술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양 기관은 업무협약에 기반해 △한국어 버전의 ‘제약사와의 파트너십: 기업가형 과학자를 위한 플레이북’ 공동 개발 및 관련 활동 지원 △바이오텍 창업가를 위한 코칭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 △국내 헬스케어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 등을 추진한다. 뉴클리에이트의 플레이북은 뉴클리에이트가 로슈의 자회사인 미국 제넨텍과 협력해 개발한 자료로, 제약 회사와 스타트업 간의 파트너십 구축 과정을 담아 박사 과정 및 박사 후 연구원들이 학문적 연구를 실제 사업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한다.
한국MSD는 다양한 국내 연구기관 및 학계와의 임상연구 협력으로 혁신 의약품과 백신에 대한 한국인 치료 접근성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식약처로부터 연평균 20건 이상의 임상연구를 승인받았고, 지난해 36건으로 제약사 중 가장 많은 임상연구 승인을 획득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11곳과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에 대한 공동 임상을 14건 진행하고 있으며 MSD의 글로벌 항암제 임상연구 중 국내 기업 및 연구기관의 참여 비중이 70% 이상에 달한다.
김 알버트 한국MSD 대표이사는 “국내 기업이 가진 강점과 역량을 전 세계에 효율적으로 알려 한국 제약바이오산업 생태계 발전을 돕는 것이 우리의 책무”라며 “한국 신약 개발 생태계 조성과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